삼성,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기술 인재 발탁

삼성전자 2026년 사장단 인사
8개월만 대표이사 2인체제 복귀
메모리·MX사업부문장도 겸임
DX부문 CTO 윤장현 부사장
SAIT원장 박홍근 하버드大 교수



삼성전자가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 모바일·가전(DX) 사업의 노태문 사장 투톱 체제로 복귀했다. 노 사장이 8개월 만에 직무대행을 떼고 DX부문장과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되면서 삼성전자는 경영 안정과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을 동시에 꾀했다. 아울러 기초과학 및 공학 부문의 글로벌 석학인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영입하고 소프트웨어 전문가인 윤장현 부사장을 승진시키며 기술 연구에 힘을 싣는다. ▶관련기사 3면

삼성전자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승진 1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4명 규모의 ‘202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 사업부장은 DX부문장 및 MX사업부장에 대표이사까지 겸하게 됐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DS부문장·메모리 사업부장 역할을 계속 맡게 됐다.

1968년생인 노 사장은 입사 10년 만인 2007년 최연소 상무(만 39세) 승진을 시작해 최연소 부사장, 최연소 사장, 2020년에는 만 52세 나이로 MX사업부장에 임명되며 승승가도를 달려왔다.

사장단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나이인 노 사장을 대표이사로 기용한 것은 세대 교체를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초 8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용퇴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DS 부문장으로 전격 투입됐던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과 DS부문장을 계속 맡는 대신에, SAIT(엣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직함은 내려놓았다.

HBM3E 퀄테스트 통과 및 엔비디아 납품을 성공시키고, HBM4까지 성공적인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약 8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대표이사 자리를 노 사장이 채우게 되면서 2인 대표이사 체제가 복원됐다. 실적이 부진했던 DX부문에는 새 바람을 불어 혁신을 꾀하는 동시에 DS부문은 안정성을 유지해 변화와 유지를 공존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MX, 메모리 등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와 시장 선도를 위해 양 부문장이 MX사업부장·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체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핵심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하에서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사장단 중 유일하게 DX부문 CTO(사장) 겸 삼성리서치센터장을 맡게된 윤장현 부사장의 인사로 미루어 봐서 DX부문 쇄신 의지가 강하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윤 사장은 MX 사업부 사물인터넷(IoT)&타이젠(Tizen) 개발팀장, 소프트웨어 플랫폼팀장, 소프트웨어 담당 등 보직을 역임한 바 있다.

2024년 말에는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AI, 로봇, 바이오, 반도체 등 유망기술 투자를 주도해왔다.

전영현 부회장의 업무가 하나 줄어들면서 공석이 된 삼성전자 SAIT 원장은 박홍근 사장이 신규 위촉됐다.

박홍근 사장은 이번에 새롭게 영입된 인사로, 내년 1월 1일 입사예정이다. 1999년 하버드대 교수로 임용된 박 사장은 25년 이상 화학·물리·전자 등 기초과학과 공학 전반의 연구를 이끌어 온 글로벌 석학이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통해 “반도체 미래를 위한 신기술을 연구하고,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를 SAIT 원장 및 DX부문 CTO에 과감히 임명해 AI 시대 기회 선점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수시인사를 통해 올해 2명의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올해 3월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최원준 부사장을 승진시켰다. 최 사장은 AI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갤럭시 S25의 개발 성공과 글로벌 사업 성장을 주도했다.

3M, 펩시 등 글로벌 브랜드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를 역임한 마우로 포르치니는 올해 4월 DX부문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사장으로 영입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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