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민주화 역사의 상징”
여당 지도부는 추도식 불참
야당 인사들 “민주주의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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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이자 문민정부 시대를 연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어느덧 10년이 됐다.
김영삼민주센터(이사장 김덕룡)는 21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과 김영삼 대통령 묘역에서 김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권은 추모의 뜻을 밝히며 ‘김영삼 정신’ 계승을 되새겼다.
먼저 이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민주주의라는 산맥의 우뚝 선 봉우리,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님을 추모한다”며 “어떠한 시련과 난관이 있더라도 대통령님께서 보여주신 신념과 결단처럼 흔들림 없이 더욱 성숙한 민주국가,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중동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을 대신해 강훈식 비서실장이 추모사를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민주’를 아홉 차례 언급하며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결연한 외침은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용기와 불굴의 상징”이라면서 “취임 직후 하나회 해체를 단행하고, 광주 학살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며 대한민국 역사와 민주공화국의 질서를 바로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 누구도 쉽게 엄두내지 못했던, 목숨을 건 결단이 있었기에 군이 정치에 개입해 국가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지방자치제 전면 실시,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국민소득 1만 달러 달성 등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한 뒤 “이제 우리는 대통령님의 발자취를 따라 자유와 정의, 평화의 가치를 지키며 더 나은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추모사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군사정권을 넘어 문민정부를 이뤄냈다”면서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김 전 대통령이 지켜온 개혁과 민주주의의 가치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은 탄핵과 사법적 심판을 받고 있고, 현직 대통령은 다수의 혐의에도 재판을 피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다수 의석을 앞세워 사법부 파괴를 일삼는 현 정권의 행태를 보셨으면 김 전 대통령이 뭐라고 하셨을까 심히 자괴스럽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 역시 “대통령님께서는 모든 것을 다 바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켜내셨다”며 “오늘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의회민주주의의 본령인 합의와 타협의 정신이 사라졌다”면서 “그 자리에는 ‘오직 한 사람’을 방탄하기 위한 무도한 입법 독재와 사법 파괴만이 횡행하고 있다”며 현 정부와 여권에 날을 세웠다.
장 대표는 “국민과 민주주의가 끝내 승리한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겠다”며 “불의와 불법, 불공정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 옳은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고도 했다.
천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정치에는 가짜개혁이 넘쳐나고 있다. 권력과 기득권이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법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개혁을 가장해 장악해서는 안되는 권력까지 손에 넣으려고 한다”면서 “그래서 김영삼 대통령님의 진짜 개혁의 정신이 더 소중하게 와닿는다”며 현 정부와 여권을 비판했다. 반면 여당 지도부는 이날 추모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혜현·김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