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치던 보이스피싱범 손발 묶인다…내일부터 보이스피싱 전화번호 10분 내 차단 [세상&]

경찰청 통합대응단, 24일 ‘긴급차단 제도’ 시행
경찰·통신 3사·삼성전자 협력…민관 공조 체계
기존 2일 소요되던 전화번호 차단 10분 내 단축


경찰청은 오는 24일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을 중심으로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및 삼성전자와 협력해 보이스피싱 범죄 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10분 안에 차단하는 ‘긴급차단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앞으로 휴대전화 이용자가 문자나 전화를 수신한 뒤 10분 안에 즉각적으로 차단될 예정이다. 경찰청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을 중심으로 한 민관 공조 체계에서 오는 24일부터 본격적으로 ‘긴급차단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오는 24일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을 중심으로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및 삼성전자와 협력해 보이스피싱 범죄 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10분 안에 차단하는 ‘긴급차단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간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용중지 조치가 이뤄졌다. 하지만 신고 접수 이후 해당 전화번호를 실제 정지하기까지는 이틀 이상 소요돼 신속 대응이 어려웠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의 약 75%가 최초 미끼 문자나 전화를 수신한 뒤 24시간 안에 발생하기 때문에 전화번호 이용중지 조치가 취해지기 직전 최적의 시간 동안 해당 전화번호가 범행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에 경찰청은 국민에게 도달되는 모든 피싱 전화와 문자가 국내 3사 통신망을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 휴대전화 제조사·통신사와 협력해 피싱 등 범죄에 이용 중인 전화번호가 통신망에 접근하면 이를 초기에 차단하는 방안을 생각해 냈다고 설명했다.

우선 삼성전자와 협력해 지난해 12월부터 삼성 스마트폰에 ‘간편제보’ 기능이 생겼다. 해당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에 보이스피싱 의심 연락이 온 경우 이용자가 해당 문자를 길게 누르거나 통화 내역을 선택하면 ‘피싱으로 신고’ 버튼이 나온다. 이를 누르면 별도의 절차 없이 즉시 피싱 의심 전화·문자를 제보할 수 있다.

통화녹음 기능이 활성화된 경우에는 피싱범과의 음성통화 내용도 간편하게 제보해 범죄 수사에 결정적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 경찰청은 이 때문에 휴대전화 이용자가 스마트폰 통화 설정에서 ‘통화녹음’ 기능을 미리 활성화해 둘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간편제보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통합대응단 홈페이지에서 범죄 의심 문자나 전화를 제보할 수 있다.

통합대응단이 제보받은 전화번호를 분석해 범죄에 이용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에 대해 차단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해당 전화번호를 즉시 7일간 차단한다. 차단 이후에는 범죄자가 전화를 걸거나 미끼문자를 보낼 수 없게 된다. 또한 미끼문자를 받은 사람이 나중에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더라도 통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통합대응단은 긴급차단 시행에 따른 오차단율을 줄이기 위해 약 3주간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피싱 등 범죄가 아닌데도 국민이 오인 제보한 건에 대해서는 차단되지 않도록 기준을 정비하고, 오인신고로 인한 차단을 방지하기 위해 신고 내용 모니터링을 병행했다. 시범운영 결과, 통합대응단에서는 총접수된 14만5027건의 제보 중 중복·오인 제보 등을 제외한 5249개의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경찰은 긴급차단을 통해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 직전 이를 극적으로 막아낸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통합대응단에서 접수한 제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던 중 대출 빙자형 피싱 음성파일을 듣고 번호를 바로 차단할 당시 피싱범은 해당 전화번호로 다른 피해자에게도 접근해 인증 번호를 요구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긴급차단 조치가 이뤄지고 피해자와 범인의 통화도 즉시 끊어져 실질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긴급차단 제도는 국민이 적극적으로 제보·신고에 참여할수록 더 신속하게, 더 많은 범행 수단을 차단할 수 있다”며 “다만 단순 오인이 아닌 악의적 허위 제보나 장난성 제보는 특정 개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 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싱 의심 문자나 전화를 받으면 클릭하거나 응대하지 말라”며 “간편제보와 함께 통합대응단 또는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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