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당헌·당규안 통과…차후 보완책 논의”
친명계 ‘속도 조절’ 요구…“속도보다는 정당성”
중앙위 부결 관측도…“반발표 많이 나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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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는 이른바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절차와 시기,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공개적인 비판을 제기하면서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정 대표의 당대표 재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이 당내에서 확산하자 정 대표 측은 ‘이재명 당대표 체제’부터 추진해 온 개혁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당 지도부가 예고한 일정대로 공식 의결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개정의 최종 관문인 중앙위원회 의결에서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정 대표의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24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 절차와 관련해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에서 의결이 됐고, 오늘 당무위원회가 있다”며 “그리고 28일 중앙위원회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당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당무위원회와 28일 중앙위원회에서 역사적 당헌·당규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이미 구성하기로 한 ‘대의원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TF)’에서 더 좋은 방안이 있는지 논의해 차후 다시 개정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의원 권한 약화에 대한 보완 필요성 등 당내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은 추후 논의하되, 개정안을 우선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입장이다.
앞서 당 지도부가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 일정을 발표하자 당내에선 친명계를 중심으로 속도 조절론이 제기됐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당내 선거에서 1인 1표제를 시행해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에는 찬성하지만,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지지해 온 열성 당원을 포함한 다수 당원에게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부 당 지도부의 의견만으로 당헌·당규 개정을 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자칫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친명 최대조직으로 불리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는 “의견수렴 방식·절차적 정당성·타이밍 면에서 ‘이렇게 해야만 하나’라는 당원들의 자조섞인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들려온다”며 “정청래 지도부의 행보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원 권한이 커짐에 따라 대의원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는 것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윤종군 의원은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 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영남 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전체 권리당원 중 TK(대구·경북)는 2%대이고, 영남 당원 전체도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반 유권자 대비 영남 지역 대표성이 너무 과소 대표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남 지역당 활동 활성화, 당원 자긍심 고취를 위한 최소한의 동인을 제공하는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득구 의원도 “지도부는 당원주권과 전국정당을 동시에 실현하는 ‘1인1표+알파’의 균형 잡힌 보정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정당성, 표면적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과 미래의 설계”라고 했다.
친명계의 반발은 정 대표가 당헌·당규 개정을 당대표 연임을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번 개정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정 대표가 너무 노골적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런 주장에 대해 “정 대표가 말한 적도 없는 ‘대표 재선’을 위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당내 논란이 더욱 확대되면 중앙위원회 의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민주당 중앙위원은 “정 대표 말처럼 이재명 대통령도 추진했던 것이 1인 1표제였다. 그래서 불만이 있어도 큰 흐름을 반대하긴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절차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면 반발 표가 생각보다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