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낮추려 트럼프에 金 안긴 스위스 기업인들, 뇌물 혐의 피소

관세 낮추려 트럼프에게 고가 선물 보내
金 좋아하는 트럼프 ‘맞춤형’ 황금시계·골드바 선물

스위스 기업인들이 지난 4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 문제를 논의하며 황금 탁상시계와 골드바 등을 건넨 것을 두고 정가에서 뇌물 혐의로 이들을 고발했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관세 협상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고가의 선물을 건넨 스위스 기업인들이 뇌물공여 혐의로 고발당했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위스 녹색당 소속 그레타 귀진, 라파엘 마하임 의원은 트럼프에게 준 선물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며 26일(현지시간) 연방검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이들은 “기존 39% 관세가 스위스 대표단에 속한 기업들 사업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게 확실해 보인다”며 재계 인사들이 뇌물로 관세를 낮추고 사적 이익을 챙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스위스 형법상 외국 공무원이나 국제기구 관계자에게 공무와 관련해 부당한 이득을 제공하면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장프레데릭 뒤푸아 롤렉스 최고경영자(CEO)와 금 제련·거래업체 MKS팜프그룹의 마르완 샤카르치, 명품회사 리치몬트(리슈몽)의 요한 루퍼트 등 스위스 기업인들은 지난 4일 백악관을 찾아가 트럼프와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이 이 자리에서 트럼프에게 황금 탁상시계와 금괴 등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을 좋아한다고 널리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이 황금 탁상시계와 금괴 등의 가치가 수억원대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스위스 기업인들의 방문 열흘 뒤인 14일 스위스산 수입품 관세를 39%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스위스는 시장 대폭 개방과 2028년까지 2000억달러(약 292조원) 규모의 직접 투자도 약속했다.

스위스에서는 협상 과정과 결과 모두 굴욕적인 데다 공식 외교 통상 라인이 아닌, 재계 인사들이 국가 외교·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은 “우리는 악마와 거래한 것이 아니다. 영혼을 팔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기업인들이 건넨 선물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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