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여당, 지리멸렬 야당…탄핵 이후에도 변함없는 정치권

더불어민주당

원내 1당이자 정권 교체까지 이뤄

탄핵·조기대선 거쳐 입법·행정 장악

‘거친 정치’ 습성 못버려 곳곳 잡음

국민의힘

‘내란 정당’ 프레임에 갇혀 암흑기

찬탄-반탄 지도부 노선 두고 내홍

반년 남은 지방선거…여전히 갈짓자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이틀 앞둔 1일 정청래(위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각각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난 1년간 더불어민주당은 계엄의 역풍을 타고 일사천리로 막강한 권력을 거머쥐었다. 이미 22대 총선을 통해 과반의석의 원내 1당이던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을 거치며 여당이 됐고, 개혁을 앞세워 윤석열 정부 당시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번번히 막혔던 법안들을 비롯해 검찰개혁·사법개혁 등 드라이브를 걸었다. 의회에서도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 셈이다. 반면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아직까지도 좀처럼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모습이다.

약 3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민주당은 다수당이자 집권여당으로서 3대 특검법, 노란봉투법, 방송 4법 등 윤석열 정부 때부터 벼르던 법안들을 무난하게 통과시켰다. 정청래 신임 민주당 지도부는 각종 ‘개혁 입법’ 처리에 속도를 높였는데,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입법권력에 이어 행정권력까지 손에 넣은 민주당이지만 여전히 야당 시절처럼 거칠고 조급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사법 리스크 문제에 있어서 그렇다. 현직 대통령이 피고인일 경우 재임 중 재판을 중지하는 재판중지법은 당 지도부가 연내 처리 가능성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제동을 걸면서다. 최근에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심 비중을 20 대 1 이하에서 1 대 1로 바꾸는 방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불거지며 사실상 차기 당권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내년 6·3 지방선거는 대선으로부터 꼭 1년 만에 열리는 선거인 만큼 여당에 유리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 관계자는 “광역단체장 17석 중 14석을 따낸 2018년 지선과 견줄 성적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역의원 등 주요 인사들의 출마 선언·동향이 잇따르는 배경이다.

반면 또 한번의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패배로 정권을 잃은 국민의힘에는 암흑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와 찬탄(탄핵 찬성)파로 갈라졌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부터 긴장 관계였던 친윤(親윤석열)계와 친한(親한동훈)계 간 갈등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모양새였다.

일단 주도권을 잡은 것은 반탄파였다. 비상계엄 해제와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앞장선 한동훈 전 대표는 대표직을 잃었고, 대표적인 친윤계 ‘쌍권’(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이 조기대선 정국에서 당권을 차지했다. 대선후보 역시 반탄파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대선후보 교체 시도 논란 등 악재가 잇따른 가운데 본선에서 이렇다 할 만한 국면 전환을 만들어 내지 못한 채 결국 정권을 내줘야 했다.

이어진 전당대회에서도 당 주류는 여전히 반탄파임이 확인됐다. 재선의원에 불과했던 장동혁 후보가 직전 대선후보였던 김문수 후보를 꺾고 당대표에 당선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이었다.

장 대표는 한동훈 체제에서 사무총장과 수석최고위원 등을 역임하는 등 한때는 대표적인 친한계였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부터는 완전히 돌아섰다. 반탄파 중 신선한 인물이고 보다 강경한 성향을 보인 것이 당대표 당선의 주된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현재 장 대표는 강경한 대정부·대여 투쟁 기조를 보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면회, ‘우리가 황교안이다’ 발언 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내년 지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려면 먼저 ‘집토끼’부터 결집시켜야 한다는 게 장 대표 측 논리다.

그러나 선거가 6개월밖에 안 남았고, 10·15 부동산 대책과 대장동 개발 비리 항소 포기 논란 등 여권의 악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지지도는 여전히 불리한 구도다. 계엄 1주년, 당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 장 대표가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출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가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노선을 유지한다면 머지않아 지선 출마자들 중심의 ‘결단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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