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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식품명인 7명 지정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도라지를 꿀에 조려 만드는 정과부터 집집마다 비법이 달랐던 식혜, 선지의 깊은 맛을 살린 피순대까지. 사라질 뻔했던 우리 밥상의 ‘손맛’이 다시 국가의 이름으로 불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한민국 전통식품을 대표할 식품명인 7명을 새로 지정했다.
농식품부는 8일 ‘도라지정과’ 박일례 명인, ‘식혜’ 서정옥 명인, ‘도라지식초’ 김영민 명인, ‘조기김치’ 박미희 명인, ‘피순대’ 육경희 명인, ‘겨자김치’ 정민서 명인, ‘청명주’ 김영섭 명인 등 7명을 대한민국식품명인 제95~101호로 공식 지정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식품명인은 1994년부터 전통식품 제조·가공·조리 분야에서 탁월한 기능을 가진 장인을 국가가 인증하는 제도다. 올해는 지역에서 활동 중인 장인을 적극 발굴하면서 신청자가 37명까지 늘어, 2019년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도전장을 냈다. 이 가운데 전통성, 기능 전승, 보호 가치 등을 엄격히 따져 최종 7명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의 특징은 분야가 유독 다채롭다는 점이다. 간식부터 음료, 발효식초, 김치, 전통주까지 ‘한 상’이 그대로 완성될 정도다. 경기 이천의 박일례 명인은 1700~1800년대 고문헌 조리법을 바탕으로 도라지 쓴맛을 제거하는 정과 제조 기술을 복원했다. 역시 이천의 서정옥 명인은 엿기름 제조부터 시작하는 전통 식혜 방식을 지금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전남 보성의 김영민 명인은 도라지식초를 30년 넘게 만들어 오며 가문의 누룩·청주 제조 방식까지 함께 전승하고 있고, 경기 파주의 박미희 명인은 보리죽에 무를 절이고 조기살을 배추 사이에 켜켜이 넣는 독특한 ‘조기김치’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았다.
서울 종로에서 피순대로 이름을 알린 육경희 명인은 조선 후기 조리서에 적힌 제조법을 그대로 재현해 ‘선지 순대의 정석’을 만들고 있고, 강원 평창의 정민서 명인은 겨자장을 직접 담가 밀봉 숙성하는 방식으로 톡 쏘는 겨자김치의 깊은 맛을 살려낸다. 충북 충주의 김영섭 명인은 청명주 제조 기능을 4대에 걸쳐 전승해 대통령상까지 거머쥔 우리 술의 대가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수여식에서 “이제 전통식품은 우리만의 문화유산을 넘어 ‘한류’, ‘K-푸드’라는 이름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식품명인들의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식품명인은 이번 신규 지정자를 포함해 총 88명이다. 전통주, 장류, 김치, 떡·한과, 식초 등 품목도 다양하다. 농식품부는 서울 종로에 체험홍보관 ‘이음’을 운영하며 명인 제품 전시·판매를 돕고, 보유 기능 기록화 사업과 전수자 장려금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