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출범후 손해율 2.4배 폭등

4세대 위험손해율 147.9%
1~4세대 전 세대 적자 만연
5년 누적 적자 10조원 이상


실손의료보험 4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15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첫해와 비교해 두 배 넘게 뛰었다. 1~4세대 전 세대가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내년 초 출시되는 5세대 실손의 연착륙을 위해 비급여 관리 강화와 요율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2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손해보험사의 4세대 실손 위험손해율은 147.9%로, 1년 전(129.7%)과 비교해 18.2%포인트 급등했다. 4세대 실손은 기존 1~3세대에서 문제였던 비급여 과다 이용과 손해율 악화를 막기 위해 도입됐으나, 전 세대 실손 중에서 가장 높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출범 첫해인 2021년(61.2%)과 비교하면 4년여 만에 2.4배 이상 뛴 수치다.

특히 4세대는 비급여 손해율(131.6%)뿐만 아니라 급여 부문 손해율도 169.8%에 달해 누수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1~4세대 합산 위험손해율도 120.7%로 전 세대가 적자 상태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에서 열린 ‘공·사 건강보험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최근 5년간 실손보험 누적 적자만 10조원 이상”이라며 “판매사 절반 가까이가 판매를 중단할 정도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손해율 급등의 주범은 ‘통제되지 않는 비급여’다. 실손 지급보험금에서 10대 비급여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30.1%(3조8897억원)에 달한다. 물리치료(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가 2조2903억원으로 가장 크고 ▷비급여 주사제(6525억원) ▷척추 관련 수술(276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비급여 관리가 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가격 관리 부재가 꼽힌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비급여는 의료기관이 가격과 진료량을 임의로 정할 수 있어 시장 기능이 마비됐다”며 “병원급 의료기관 간 도수치료 가격 차이가 최대 62.5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공·사보험 간 정보 연계 미흡도 문제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9~2022년간 건강보험 환급금과 실손보험금이 8580억원 이중지급됐다.

전문가들은 의료기술 재평가, 비급여관리법 제정, 공·사보험 정보연계 법적 근거 마련, 요율 정상화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5세대 실손 연착륙을 위해 비급여 관리를 중심으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고, 정책당국과 보험업계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5세대 실손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세대 실손은 비급여를 ‘중증’과 ‘비중증’으로 분리하고, 도수치료 등 비중증 항목의 자기부담률을 50%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 중 보험업 감독규정 변경을 예고하고, 내년 초 상품 출시를 독려할 방침이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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