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I·MGI 제재 확정… 마크로젠 반사이익 ‘가시화’
‘올리고’ 강자 에스티팜, CDMO 수주 확대 기대감
“골든타임 잡아야”…국내 공급망 점검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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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NDAA)에 최종 서명하면서,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시장 퇴출이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 기업인 중국 BGI(베이징유전체연구소)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앱텍 등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수주전이 2026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이슈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과 상원을 압도적 표 차이로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이로써 지난해부터 논의되던 생물보안법은 2년 만에 입법 절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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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부산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
이번 법안의 핵심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우려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우려기업에는 국방부가 지정한 미국 내 중국군사기업, 외국 적대국의 통제를 받으며 바이오 장비 또는 서비스의 제조, 유통, 제공 또는 조달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기관,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기관, 이들의 자회사, 모회사, 계열사 또는 승계 회사 등이 포함된다.
미국 행정기관은 이들 기업의 장비나 서비스를 조달할 수 없으며, 정부의 대출이나 보조금을 받는 기관 역시 해당 기업과 계약할 수 없다.
특히 국방부가 지정하는 ‘중국 군사기업 목록(1260H)’에는 글로벌 유전체 분석 시장의 ‘공룡’인 BGI와 그 계열사 MGI Tech가 이미 포함돼 있어 즉각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퇴출이 국내 1위 유전체 분석 기업인 마크로젠 등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내 병원이나 연구소 등 주요 고객사들이 연방 정부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경우가 많아, BGI 대신 한국이나 일본 기업으로 거래선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크로젠의 미국 현지법인 ‘소마젠’은 지난 8월 미국 마이클 J. 폭스 재단과 약 97억원(700만달러) 규모의 ‘파킨슨병 유전체 분석(GP2)’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현재 시장 전반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전체 분석 분야와 관련해서도 소마젠에 미칠 수 있는 영향 가능성을 열어두고, 향후 관련 정책 및 시장 동향을 중심으로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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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로젠의 송도 글로벌 캠퍼스 조감도. [마크로젠 제공] |
인공지능(AI) 기반 희귀유전질환 진단 기업인 쓰리빌리언은 ‘숨은 강자’로 꼽힌다. 쓰리빌리언은 단순한 유전자 해독(Sequencing)을 넘어, AI로 변이를 해석하고 진단명을 찾아주는 소프트웨어(SaaS) 기술력이 강점이다.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했다면, 쓰리빌리언은 ‘AI 정확도’를 무기로 미국 병원과 보험사(Payer)를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9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자회사 ‘쓰리빌리언US’를 설립하고, 미국 텍사스주에 자체 임상검사실(CLIA랩)을 구축하고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 의료기관으로부터 직접 검체(환자 시료)를 받아 분석하는 ‘직판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의약품 생산 분야에서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법안에 따르면 우려 바이오기업 명단은 법 발효 후 1년 이내에 확정되는데, 세계적 CDMO 기업인 우시앱텍(WuXi AppTec) 역시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이유다.
특히 CDMO 분야에서는 리보핵산(RNA) 치료제 주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글로벌 3대 생산 기업인 에스티팜이 주목된다. 에스티팜은 2018년 올리고 핵산치료제 전용 신공장을 반월캠퍼스에 준공했고, 올해 제2올리고동을 신축하면서 생산력을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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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바이오의약품 CDMO 회사 에스티팜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생산시설. [에스티팜 제공] |
다만 업계는 무조건적인 낙관보다 상황을 신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바이오 기업의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실제로 포기할지, ‘탈(脫)중국’을 결정한다면 일본, 인도 등 다른 경쟁국이 아닌 실제 ‘한국’을 선택할지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 관련 상황에 대한 문의가 이전보다 한층 많아진 현 시점에서 ‘K-바이오’의 강점을 부각할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다. 다만 우려기업의 자회사, 이들의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 규제 범위에 포함될 수 있어 국내 기업들도 공급망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생물보안법 시행으로 중국 기업이 점유하던 시장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한국, 인도, 일본, 유럽 기업 간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라며 “2026년은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재편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