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못지않은 ‘분천 산타마을’…범바위·청량사 푸른여행도[함영훈의 멋·맛·쉼]

산타 썰매 타기·인증샷·느린 편지 보내기
범바위 전망대서 보는 강과 산 ‘태극’ 하모니
이황이 제자들과 걷던 ‘미슐랭 경관길’도 일품


분천 산타마을의 분천역


분천 산타마을 전경


미슐랭 경관길에서 멀지 않은 범바위전망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핀란드 못지않은 ‘산타마을’이 국내에 있다. 산타클로스의 고향인 핀란드가 인종차별 논란으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지만 크게 아쉽지 않은 건 지난 20일 개장한 봉화 ‘분천 산타마을’이 있어서다. 이곳은 최근 K-컬처와 어우러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분천 산타마을의 2025~2026 테마는 ‘산타와 함께하는 겨울 이야기’이다. 내년 2월 15일까지 58일간 이어진다.

오는 24~25일엔 봉화지역 예술인 공연, 뽀로로 싱어롱 공연 등 핵심 이벤트가 열린다. 두 달 가까운 축제 기간 내내 산타 편지, 퍼레이드, 게릴라 이벤트, 푸드트럭 등이 펼쳐진다.

인근 어린이집과 지역 아동을 분천 산타마을로 초청하는 ‘산타의 비밀 크리스마스 파티’는 23일 열린다.

분천 산타마을의 새로운 심장 ‘겨울왕국’도 관광객들에게 문을 열었다. 겨울왕국 사계절 썰매장은 눈이 적게 내리는 날에도 스릴 넘치는 썰매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됐다.

분천산타마을의 키다리 아저씨


올해 처음 시도하는 눈꽃 스케이트장은 하천 위에 20m×40m 규모로 조성된 자연 빙상장이다.

겨울왕국 광장에는 ‘산타 센터피스’가 조성됐다. 대형 트리와 조형물이 어우러진 센터피스 주변에는 아이들이 뛰놀고 가족·연인이 자연스럽게 쉴 수 있는 라운지 공간이 펼쳐진다.

센터피스 주변에서는 페이스 페인팅, 산타 삐에로 공연 등 무료 체험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산타의 행복 우체국’에서는 컬러링 엽서를 작성하면 내년 산타마을 개장 전 초청장이 함께 발송된다.

크리스마스 전후 4차례 특별 공연도 선보인다. 개장식은 지난 20일 산타마을 마스코트 ‘레노와 친구들’ 마칭밴드 퍼레이드로 화려하게 치러졌다.

오는 24일에는 김유하, 뤼시올, 봉화 지역 예술인 등이 참여하는 음악 공연이 진행된다.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어린이 전용 공연인 ‘뽀로로 싱어롱’이 오전 11시, 오후 1시 30분 등 두 차례 펼쳐진다. 27일에는 새해 희망을 기원하는 공연이 마련된다.

산타 마을에서 크리스마스의 정취를 느낌 다음엔 봉화의 겨울 드라이브 스루 여행도 해볼 만하다. 백두대간의 맑고 싸늘한 공기가 색다른 청량감을 준다. 분천 산타마을에서 남쪽으로 15㎞가량 가면 숨은 사진 명소 ‘범바위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잠시 차에서 내려 겹겹이 이어지는 산과 낙동강 물이 이루는 태극 형세를 보면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상쾌하다. 가족·친구와 사색과 정담을 나누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구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

범바위 지명은 고종 때 선비 강영달이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얘기에서 유래한다. 전망대에서 낙동강이 만든 물돌이 모습과 그 중심으로 태극 문양을 하며 돌아치는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한다. 낙동강 물이 휘돌아 감싸주고, 꼿꼿하게 버티며 물길을 받아주는 황우산의 모습이 상생의 절경을 빚어낸다. 범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선유교 풍경도 아름답다.

봉화 청량사


범바위 전망대에서 35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약 80m 구간의 ‘신비의 도로’를 만난다. 신비의 도로에서는 실제로 오르막길이지만 차를 중립에 놓고 있으면 거꾸로 올라간다고 한다.

35번 국도 강변길은 봉화에서 안동으로 이어진다. 세계적인 관광·식음 평가기관인 미슐랭이 그린가이드 한국 편에서 국내 산책길 중 유일하게 별(★)점을 주며 소개한 명품 길이다. 그래서 ‘미슐랭 경관길’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안동에 기거하며 학문을 탐구하던 퇴계 이황이 젊은 날 즐겨 예던(걷던) 길이며, 그가 은퇴 후에도 찾아온 옛 제자들과 함께 정담을 나누며 가던 산책로이다.

퇴계와 그 제자들은 봄~가을 울울창창 수목과 은빛 실개천이 뿜어내는 청량감이 최고인 청량산 청량사까지 걸었다고 한다. 청량사는 정감 넘치는 영화 ‘워낭소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빨간 코 루돌프와 신나게 놀다가 구슬땀 흐리며 경사진 청량사 길을 오르는, ‘빨강·파랑 봉화여행’은 겨울에도 온기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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