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운송 차단 시 하루 5.5조원 피해
경제안보 차원에서 해운·조선 연계 전략 강조
2040년까지 200척 전략상선대 확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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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나라 해상주권 확보 방안 마련 국회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가경제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국형 전략상선대(K-전략상선대)’ 도입과 이를 뒷받침할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략상선대는 평상시에 상업적으로 활용하다가 전시에 병참 지원에 동원되는 선박을 의미한다. 현행 88대 있는 ‘필수선박’을 확대 개편해 미국 전략상선대처럼 전환해야 한다는 게 해운업계의 설명이다.
23일 한국해운협회는 전날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과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해운협회와 포스코플로우가 주관한 ‘우리나라 해상주권 확보 방안 마련 국회세미나’가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해운·물류 업계와 정부, 연구기관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해상 공급망 보호를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조 의원은 개회사에서 “자국 우선주의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바다는 국가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안보 영역”이라며 “무역의 대동맥인 해상수송망을 지키기 위해 국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세계적 선복량과 조선 기술력을 보유한 해양 강국에 걸맞게 해운·조선 안정화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며 “위기 시 국가가 우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상선대 도입은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지탱하는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경훈 한국해운협회 이사는 “우리나라는 원자재의 99.7%를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다”며 “해상 운송이 차단될 경우 하루 약 5조5000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고, LNG선 한 척만 입항이 중단돼도 210만 가구의 전기가 한 달간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이사는 미국·일본·영국 등의 사례를 들어 2040년까지 최소 200척 규모의 전략상선대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원유·LNG·양곡 등 9대 전략 물자를 중심으로 기존 국가필수선박 88척을 확대 개편해 100척을 상시 운용하고, 나머지 100척은 국내 조선소에 신조 발주하는 방안이다. 그는 “신조 100척 발주 시 조선업과 후방 산업을 포함해 약 60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며 별도의 신규 제정법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추가 발언을 통해 전략상선대 도입이 해운 지원을 넘어 조선 산업 재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의 해사 안보 입법은 자국 조선소 보호와 해양 패권 유지를 위한 것”이라며 “일본이 10조엔 규모의 지원을 통해 건조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강력한 기금을 마련해 현재 20% 내외인 건조 점유율을 25% 이상으로 유지하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유진호 한국선급 팀장은 미국과 일본의 해사산업 안보 입법 사례를 소개하며,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SHIPs 법안’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전략상선대를 단순한 물류 수단이 아닌 국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대해 김승룡 해양수산부 팀장은 “현행 국가필수선박 제도의 한계를 인정하며 전략상선대로의 확대 개편에 공감한다”며 “200척 확보를 정책 지표로 삼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핵심 에너지 적취율 향상이라는 국정과제와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전략상선대는 단순한 건조 지원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이라며 “조선·해운·금융이 결합된 선주사 모델 활성화와 해기 인력 양성을 포함한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해운협회는 이번 세미나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국회와 정부와 협력해 해상주권과 국가 공급망을 지킬 제도적 기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