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60시간 기준으로 노동비용 25~40% 급증
비용 부담 피하려는 기업들 60시간 미만 조정
“중장기적 주휴일 무급화하되 최저임금 인상”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사회보험 제도의 준수율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제도적 보호에서 벗어난 ‘보호 사각지대’의 초단시간 근로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수환 연구위원은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초단시간 노동의 증가 요인과 정책 제언’ 보고서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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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수환 연구위원은 24일 ‘초단시간 노동의 증가 요인과 정책 제언’ 보고서을 발표했다. [KDI 제공] |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대 이후 월 60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초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은 2012년 3.7%에서 지난해 8.5%로 두 배 이상 늘었고, 특히 근속 1년 미만의 신규 근로자 중에서는 2020년대 들어 그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보고서는 ‘월 60시간’이 근로자 보호 제도의 적용 여부를 가르는 경계선이라는 점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근로시간이 월 60시간을 넘는 순간 주휴수당과 연차 유급휴가를 비롯해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 가입, 퇴직급여 지급, 2년 초과 기간제 고용 제한 등 각종 제도가 일괄 적용된다. 이로 인해 시간당 평균 노동 비용이 최소 25%에서 최대 40%까지 급증하면서,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60시간 미만으로 조정하려는 유인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2010년대 들어 초단시간 근로자가 늘어난 직접적인 계기로 사회보험 제도 준수 수준의 향상을 꼽았다. 실제로 2012년에는 월 60~100시간 근무하는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 확률이 약 4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80% 수준까지 높아졌다.
보고서의 분석 결과 60~99시간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전체 근로자 중 초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은 0.065%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보호를 위해 설계된 제도의 준수율이 높아질수록, 또 다른 근로자가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월 60시간을 넘는 순간 비용 구조가 급변해 기업 입장에서는 초단시간 근로자를 고용할 유인이 생긴다”며 “최근 주당 14시간 55분으로 근로시간을 쪼개 계약하는 사례가 등장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월 60시간을 기준으로 비용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현 구조를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초단시간 노동과 장시간 노동을 동시에 부추기는 주휴수당 제도를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국제적으로 주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는 사례는 드물다”며 “주휴일을 무급화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할 경우, 최저소득 보장이라는 주휴수당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면서 제도를 단순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휴수당은 월급제 근로자 전반에 적용되는 제도인 만큼 즉각적인 폐지는 노동시장 전반에 큰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중장기적 목표로 설정하고, 여러 정책 수단을 조합해 점진적으로 보완·완화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사회보험 적용을 위한 근로시간 기준을 완화해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과 같은 보조금 제도를 활용해 사업주의 비용 부담 증가를 완화하는 방안도 함께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