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만능주의, 수사기관 왜 두나”
檢 내부 “인력 차출에 업무 차질”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막을 내리면서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의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대대적인 수사 정국은 계속된다. 국회 과반 의석을 쥔 여당이 추진하는 2차 종합 특검의 출범은 기정사실이 됐고, 국민의힘 등 야권이 띄운 통일교 특검도 정치권 최대 이슈로 부상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법조계는 ‘특검 상시화’를 우려한다. 거듭되는 특검 출범이 예외적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미 수사가 6개월간 진행된 3대 특검을 사실상 연장하는 2차 종합 특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일고 있다.
29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대표발의한 ‘2차 종합 특검법’(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준비기간을 포함해 최장 170일까지 특검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이 내달 국회를 통과하고 같은달 특검 임명이 완료된다고 가정하면 수사는 내년 6월 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 이후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3일 공동 대표발의한 ‘통일교 특검법’(통일교와 정치권 인사간 불법 금품수수 및 유착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도 170일을 최장 수사기간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역시 같은 수사기간을 명시한 법안을 26일 발의해 입법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두 개의 새로운 특검이 출범하면 3대 특검으로 시작된 수사 정국이 1년 내내 이어지게 되는 셈이다.
법조계에선 ‘특검 만능주의’에서 비롯된 ‘특검 상시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 간부 출신인 한 변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3개의 특검(3대 특검)이 출범해 동시에 수사를 하는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었는데, 또 줄줄이 특검을 하겠다는 것은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또 “앞서 특검이 1차로 수사를 마무리한 것은 원칙대로 수사기관으로 보내면 되는 것”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대적인 검찰개혁에 나섰는데, 그에 따라 수사권이 있는 경찰에게 사건을 이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수사기관은 왜 두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거듭된 특검 출범으로 인력 차출이 반복되면서 기존 수사기관 업무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이 발의한 2차 종합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팀의 수사 인력은 특검을 포함해 최대 156명(특검보 5명,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50명, 파견공무원 70명)으로 구성된다. 조은석 특검팀(내란 특검, 최대 267명)과 민중기 특검팀(김건희 특검, 최대 205명)보다 작고, 이명현 특검팀(해병대원 특검, 최대 105명)보다 큰 규모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발의한 통일교 특검법에 명시된 수사 인력은 규모가 더 크다. 특검 포함 225명(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특별수사관 80명, 파견공무원 100명)이다.
이처럼 3대 특검에 이어 새로 출범하는 특검팀에도 대규모 검사 파견이 예상되면서 검찰 내부에선 업무 마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검사는 “3대 특검 공소유지를 위해 남는 검사들도 있는 상황인데, 대규모 특검이 또 출범해 파견 인원이 늘어나게 된다”며 “수치로만 봐도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양근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