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만 낳으려 했는데…어느덧 갓난쟁이 막내까지 2남 5녀
아침마다 전쟁같은 하루 시작되지만 ‘사랑하는 내 새끼들’
우애 깊은 아이들, 쑥쑥 자라는 모습만 봐도 힘이 나
수입 끊겨 생계 어렵지만…아이들 덕에 얻는 행복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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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영준(뒷줄 왼쪽 두 번째)·김운자(뒷줄 왼쪽 세 번째) 씨 부부 가족과 삼육서울병원 관계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부부의 자녀 7명이 함께했다. [삼육서울병원 제공] |
“처음에는 둘만 낳으려고 했죠. 그런데 딸하고 아들, 둘만 있으니까 좀 삭막한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만 더 낳을까 해서 딸을 낳았는데 애들이 너무 예쁜 거예요. 애들 엄마도 아이들을 예뻐하고…. 그러다 보니 일곱째까지 낳았네요. 허허.”(남편 양영준 씨)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사는 양영준(67)·김운자(35) 씨 부부는 다자녀 가정을 이뤘다. 2010년 첫째를 시작으로 2012년 둘째, 2015년 셋째, 2017년 넷째, 2021년 다섯째, 2023년 여섯째에 이어 지난달 12일에 태어난 일곱째 막내까지 15년 동안 일곱 자녀를 봤다.
채 20평이 안 되는 다세대주택 2층에 사는 아홉 식구의 아침은 그야말로 전쟁터와 같다고 ‘7남매 아빠’ 양씨는 전했다.
최근 회기동 자택에서 만난 양씨는 “(오전)5시에 일어나서 아이들 먹을 걸 준비하기 시작한다. (오전) 6시50분이 되면 하나둘 아이들을 깨우기 시작한다”면서 “그런데 아이들이 한 번에 안 일어나잖느냐. 처음에는 ‘일어나세요’ 좋게 말하다가 나중에는 ‘너네 빨리 안 일어나’ 하고 소리를 지르게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우선 중학교에 다니는 첫째와 둘째가 먼저 욕실을 쓴 다음 셋째부터 여섯째까지는 막 뒤섞여서 씻고 입히고 그런다”며 “그렇게 (오전) 8시가 조금 넘으면 아이들이 다 나가고 그때부터 청소, 빨래, 설거지를 한다. 그러면 오전이 다 끝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는 동안 ‘엄마’ 김씨는 갓난아이 막내를 방에서 돌본다. 아직 산후조리가 필요하기에 아이들 학교 보내고 집 안 정리하는 일은 대부분 양씨의 몫이다.
보통의 가정에서는 아이 한두 명도 돌보기 힘들어한다. 그런데 어떻게 환갑을 넘은 양씨는 7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을까.
“아직 어리다 보니 말도 안 듣고 그러면 짜증도 나고 그러죠. 하지만 힘들어도 사랑하는 자식이잖아요. 그래도 식구가 많아서 그런지 첫째가 동생들을 잘 돌봐주고 동생들도 언니를 잘 따르고요. 서로 양보도 잘하고 아이들끼리 크게 다투거나 그런 건 없어요.”
현재 양씨는 사실상 ‘실직 상태’다. 원래 용접 일을 했는데, 최근 몇 번 다치는 바람에 쉬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그러다 최근에 일곱째까지 출산하면서 일터에 나갈 시간이 더 없어졌다고 한다. 그는 “용접이란 게 한 자세로 긴 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몸에 무리가 오더라”며 “일을 쉰 지 한 1년 반 정도 됐는데 지금은 한 달에 두어 번 시간이 될 때마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양씨 가족은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 여기에 양씨가 받는 노령연금까지 합쳐 생활비로 쓰고 있다.
이런 힘든 사정을 알게 된 동대문구는 지난달 일곱째 아이를 출산한 양씨 기족에게 산후조리 비용 300만원을 지원했다. 가족은 동대문구가 삼육서울병원, 사단법인 아드라코리아가 맺은 취약계층 돌봄지원 업무협약에 따라 ‘생애돌봄: 임산부’ 사업의 첫 지원 대상 가정으로 선정됐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양씨 부부는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았다. 양씨는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시기다 보니 한 번 외식을 나가면 30만원이 그냥 없어진다”며 “지금은 모으는 돈이 없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 힘이 생기고 불안한 마음도 싹 없어지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학생인 첫째와 둘째가 고등학교에 가면 학원비 등 돈 들어갈 데가 더 많아질 텐데 그런 부분이 걱정”이라며 “지금 태어난 막내가 스무살이 되면 나이가 87세가 되더라. 지금은 우선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덧붙였다.
서른 살이 넘는 나이 차이를 극복한 양씨 부부는 원래 10여 년 전 일터에서 만난 인연이다. 지방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던 양씨와 김씨는 같이 업무를 하면서 서로 호흡을 맞추게 됐고 그러다 어느새 연인이 돼 있었다고 한다.
혼인신고만 하고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는 형편이 나아지는 데로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도 하고, 결혼식을 올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곱 아이를 낳고 기르고 있는 양씨 부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지금 젊은 사람들은 아이 안 낳고 자기 인생만 즐기려고 하잖아요. 하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그 아이한테서 내 모습을 볼 수가 있잖아요. 또 우리 부모님 마음이 어땠을지, 내가 크면서 부모한테 얼마나 사랑받고 컸는지를 느낄 수 있잖아요.”
양씨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아이가 얼마나 예쁜지, 이 아이 때문에 얼마나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