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이사회 ‘임원 인사’ 제동…“새 CEO와 논의 필요”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12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무단 소액결제 사태 및 해킹 사고 등과 관련한 ‘침해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와 정보보안 혁신방안’ 브리핑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고위 임원의 승진 인사를 단행하려다 이사회에 제동이 걸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김 대표는 지난 11월 이사회에 고위 임원 인사를 타진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접었다. 특히 KT 이사회 소속 이사들 대다수가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퇴임을 불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추진된 고위 임원 인사는 그 자체만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오너십 기업에서야 통상적인 인사철에 임원 인사가 이뤄질 수 있지만,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 경영인 체제인 KT에서는 흔한 상황이 아니었다.

더욱이 당시는 KT 차기 대표 선임 공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퇴임 전 측근 챙기기에 나선 것이란 설왕설래도 적잖았다.

KT 이사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표 교체기에 고위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당시 이사회 소속 이사들이 전부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 임원 인사가) 임기 종료를 앞둔 측근을 위한 것 아니었겠느냐”는 해석도 덧붙였다.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 [KT 제공]


KT 이사회가 김 대표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 있었던 근거는 지난 11월 4일 개정된 이사회 규정에 있었다. 여기에는 ▷부문장급 경영 임원, 법무실장에 대한 임명 및 면직 ▷주요 조직의 설치, 변경 및 폐지 등 조직개편에 관한 사항 등이 담겼다.

당시만 해도 기업 대표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대표의 인사에 제동을 건 첫 사례가 됐다.

아울러 KT 이사회 내부에서는 고위 임원 인사 시, 김 대표와 박윤영 CEO 후보자 간 협의가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임원 인사에서 박 후보자의 견해를 존중해 양자 간 조율해 보라는 취지다.

해당 관계자는 “형식적으로야 인사권은 현 대표가 쥐고 있지만, 개정된 규정에도 이사회와 논의하라고 돼 있다”며 “김 대표에게 박 후보자와 고위 임원 인사에 대해 협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는 “KT 이사회에 관한 사항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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