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갈등 심화에 ‘필리버스터 정국’ 15차례
새해 쟁점은 ‘특검’…강대강 대치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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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0일 열린 2025년도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의로 국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올해 국회가 본회의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190건이 넘는 주요 법안들이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내년으로 이월됐다. 여야가 치열한 논쟁을 벌인 쟁점법안뿐 아니라 합의된 민생법안까지 줄줄이 멈춰서면서 입법 공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1일 현재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법안은 192건이다. 모두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상정 요건을 갖췄지만 여야의 의견 충돌로 최종 표결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192건 법안 중에는 형법 개정(법 왜곡죄 신설), 국회법 개정(필리버스터 제한) 등 국민의힘 측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들도 포함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에서 이들 법안의 처리를 주도하면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쟁점법안을 두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민생법안들도 뒷순위로 밀렸다. 대표적으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이 계류됐다. 반도체특별법은 대통령 소속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및 기반 시설 조성·지원 등 업계의 숙원을 담고 있다. 전력·용수·도로망 등 관련 산업기반을 확충하고 예비타당성조사 우선 선정 및 면제 절차도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을 통한 주택공급 촉진 및 미래도시 전환을 신속히 추진하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명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유아들의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법 개정안’,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독립 조사기구로 전환하는 ‘항공철도사고조사법 개정안’ 등도 여야 합의를 마쳤으나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주요 민생법안들이 발목 잡힌 데는 연말까지 여야가 극한 대치를 지속한 탓이다. 민주당이 쟁점법안 처리를 시도하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는 구도가 반복됐다. 올해 들어 국민의힘이 시도한 필리버스터는 15차례에 달했다. 필리버스터 개시 이후 다음 날 종료 표결을 거쳐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하루 한 건 국회’가 이어졌다.
이달 들어 국회 본회의는 6번 열렸으나 정부로 이송된 법률안은 7건에 그쳤다. 전날 열린 올해 마지막 본회의에서는 김호철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등 10건이 처리됐다. 이 중 정부로 이송된 법률안은 4건이다.
한편 12월 임시국회는 내년 1월 8일까지 이어진다. 새해 정국에서는 특검법안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새해 첫 1호 법안은 2차 종합특검이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교 관련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입장 차도 여전하다. 통일교 특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하지만, 수사 대상과 특검 추천 방식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쟁점법안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