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일부 휴업·생필품 구매 줄…‘패닉 바잉’은 없어
지지자 2천여명 “석방하라” 시위, 성조기 불태우기도
주민들 “두려움과 기쁨 교차…모든 국민 위한 정부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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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1월 4일 일요일, 미국의 급습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된 다음 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의 사진과 포스터를 들고 납치를 규탄하고 있다. 같은 날 베네수엘라 군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국가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인정했다.[UPI]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축출된 지 이틀째,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는 충격 속에서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상점과 식당이 문을 닫았고 생필품을 사려는 줄이 늘어섰지만, 공포 심리에 따른 대규모 사재기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미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카라카스 시내에서는 마두로 축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지만, 군경 병력은 평소 주말보다 오히려 적게 배치됐다. 상당수 가게가 휴업한 가운데 문을 연 상점들에는 식료품과 생필품을 사려는 주민들이 줄을 섰다. 다만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겪어온 베네수엘라의 특성상 구매 수준은 ‘통상적 범위’에 가깝다고 CNN은 전했다.
카라카스에 주재하는 언론인 메리 메나는 “거리에서는 새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궁 인근 주차장에서 일하는 70대 주민 데이비드 레아우는 AP에 “사람들이 아직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텅 빈 거리를 가리켰다.
국영방송이 마두로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미국으로 압송되는 장면을 방송하지 않는 가운데, 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련 영상을 접했다. 교회에 가려다 문이 닫혀 발길을 돌린 넬리 구티에레즈는 “제국의 손아귀에 들어갔다면 인간적으로 슬프다”며 “이 상황을 이겨낼 힘을 달라”고 말했다.
한편 마두로 지지자와 민병대를 중심으로 한 석방 요구 시위도 이어졌다. 약 2천명 규모의 시위대는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구호와 함께 그의 사진을 들고 거리로 나왔고, 일부는 성조기를 불태웠다. 시위 참가자 레이날도 미자레스는 로이터에 “베네수엘라는 항복해서는 안 되며 다시 누군가의 식민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축출을 반기는 시민들은 공개적 축하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건설 노동자 다니엘 메달라는 AP에 “우리는 변화를 바라왔지만, 이전 정부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드러내놓고 기뻐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제2도시 마라카이보의 주민 자이로 차친도 로이터에 “주유소가 닫혀 기름을 넣지 못했지만 혹시 몰라 음식을 조금 샀다”며 “솔직히 두려움과 기쁨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공습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작전으로 숙모를 잃었다는 라과이라 주민 윌먼 곤잘레즈는 부서진 아파트 벽 앞에서 AP에 “우리에게 남은 것은 폐허뿐”이라며 “소수가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좋은 정부를 바란다”고 말했다. 카라카스의 일상은 겉으로는 차분하지만,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불안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