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권한대행 “미국과 협력 원해”…마두로 체포 하루 만에 손 내밀어

로드리게스 부통령 “균형 있고 존중하는 관계가 우선”
트럼프 압박 속 ‘공유 개발’ 협력 의제 제안
미국 군사작전 이후 정권 행보 변화 주목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의 지지자들이 2026년 1월 4일 일요일, 미국의 급습으로 그가 체포된 다음 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시위에서 그의 납치를 규탄하며 마두로의 사진과 포스터를 들고 있다. 이날 베네수엘라 군은 마두로의 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를 국가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UPI]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군사작전으로 체포된 지 하루 만에, 베네수엘라 권한대행을 맡은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미국을 향해 협력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정권 교체 국면에서 베네수엘라가 대미 관계 재설정에 나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FP통신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5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균형 있고 존중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며 “공유 개발을 목표로 한 협력 의제를 놓고 함께 일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의해 체포·압송된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왔다. 그간 강경한 반미 노선을 유지해 온 베네수엘라 정부의 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비공개 채널을 통해 미국과 협력 의사를 밝혀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그가 옳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외신들은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메시지를 두고,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압박 속에서 베네수엘라 새 권력 구조가 출구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한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균형’과 ‘존중’을 강조하면서도 ‘공유 개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은 석유·에너지 분야 협력을 염두에 둔 실용적 접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확인된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재와 투자 부족으로 생산 능력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산업 재편에 개입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과 맞물려, 향후 양국 관계가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