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압박은 커지지만 인플레엔 하방 요인
“금리 인하 여지 시사” vs “현실과 괴리”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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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의 로즈가든에서 대미 교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들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 설명하고 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이후 부과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기보다 오히려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세가 경기 둔화와 수요 위축을 불러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연구진은 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규모 관세 인상은 실업률에는 상방 압력을 주지만, 인플레이션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영국·프랑스의 약 150년치 실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관세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평균적으로 0.6%포인트 하락하는 경향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관세 충격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수요 감소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누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로이터는 이번 연구가 통화정책 측면에서 금리 인하가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지 않았고, 대규모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다만 관세 인상이 실업률 상승과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WSJ은 이를 두고 “관세 인상에도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고용 시장이 약화되면 임금과 소비 여력이 동시에 줄어들어 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미국 증시는 관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는 소비를 떠받치며 경기 둔화를 일정 부분 상쇄했다. 연구진은 다만 이런 성장세가 왜 가능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명하지 않았다.
반론도 적지 않다. WSJ은 장기적으로 보면 현재 수준의 관세가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견해도 경제학계에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연구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만큼, 현재의 경제 구조와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관세율이 지금처럼 높았던 마지막 시기는 1930년대였다. 당시에는 금본위제가 유지됐고, 뉴욕 맨해튼이 제조업 중심지였을 만큼 산업 구조와 금융 환경이 지금과 크게 달랐다. 이런 점에서 관세와 물가의 관계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관세가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과 연준의 통화 정책 논의에 새로운 변수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실제 정책 판단으로 이어질지는 추가 데이터와 경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