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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 호텔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해외 권역장 등 주요 임원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최고 전략 회의인 ‘글로벌리더스포럼(GLF)’이 열리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그룹 최고 경영진들과 가진 비공개 전략 회의에서 ‘무인공장’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고, 운영 방안에 관해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AI)이 결합된 미래형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그룹 차원의 최우선 실행 과제로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래드 호텔에서 현대모비스·현대위아 등 계열사 사장단과 해외 권역장 등 주요 임원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최고 전략 회의인 ‘글로벌리더스포럼(GLF)’을 주재했다. GLF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이 1년에 한 차례 모여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비공개 행사다. 그룹 내 인재개발원이 주관한다.
GLF를 세계 최대 IT·기술 전시회인 CES 2026 현장에서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의 전략적 무게중심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이번 GLF의 핵심 주제는 ▷‘미래 제조와 노동의 혁신: DF247’과 ▷‘AI와 로보틱스의 기회와 도전 과제’다. 이날 GLF는 두 공간에서 세션을 나눠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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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에서 처음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차그룹 제공] |
특히, 눈길을 끄는 키워드는 ‘DF247’이다. DF247은 현대차가 추진 중인 지능형 자율공장 개념으로, 24시간 7일 쉬지 않고 가동되는 다크 팩토리(무인공장)다. 피지컬 AI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이 사람이 수행하던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하고, 공장 전체는 데이터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운영되는 구조다.
자동화 설비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생산 공정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성, 안전성,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DF247의 핵심이다. 소프트웨어 기반 제어와 물리 학습, 비전 AI를 결합해 기존 자동화로는 어려웠던 고난도 조립과 비정형 작업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미래형 제조 모델로,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앞서 민정국 현대차 상무는 지난해 9월 국회 간담회에서 “현대차는 ‘지능형 자율공장’을 생존 전략으로 채택했다”라며 “‘DF247’을 추진 전략으로 수립했고, 제조 브랜드로 ‘E-FOREST’를 런칭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반 자율운영 공장에 도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 공장의 핵심이 바로 피지컬 AI”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프로젝트는 이미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개발형 모델을 처음 공개하며 오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부품 분류 공정부터 적용하고, 2030년 이후 조립 공정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틀라스가 투입되는 HMGMA를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로 운영되는 첨단 스마트 팩토리 ‘SDF(소프트웨어 정의 공장)’로 운영한다고 했다.
DF247은 SDF의 다음 단계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완전 무인공장을 만들기 위해선 제조로봇이 우선 고도화돼야 한다. 이번에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아틀라스는 인간이 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업무를 돕는 수준이다. 혹은 인간이 기피하는 일을 돕는 단계다.
사람이 없이도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제어를 넘어 학습·판단·실행까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로봇이 필수다. 그 외에도 자율주행 물류 운행로봇, 통신 AI 등 공장을 둘러싼 환경이 완전히 구현돼야 한다. 로봇이 각각 개별 판단하고 실행하면서 동시에 공장 전체를 컨트롤하는 AI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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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 CES 2026 퀄컴 부스를 둘러본 후 LG전자 차량용 솔루션 전시룸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오른쪽은 박철 신사업전략실장. 라스베이거스=정경수 기자 |
또 다른 주제인 ‘AI와 로보틱스의 기회와 도전 과제’ 세션에서는 AI와 로보틱스가 가져올 사업 기회와 동시에 넘어야 할 기술·윤리·조직적 과제가 화두에 올랐다. 자율주행, 로보틱스, 무인 물류, 제조 혁신 등 그룹 전반에 AI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그리고 인간의 역할은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
한편, 정 회장은 이번 CES 2026에서 로봇, 무인항공기, 스마트 제조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GLF 역시 자동차 기업의 틀을 넘어 제조와 일의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자리로 풀이된다.
앞서 정 회장이 지난달 그룹 싱크탱크인 HMG경영연구원의 수장 자리에 미국에서 활동해 온 신용석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를 선임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신 원장은 그간 여러 차례 연구를 통해 “성장의 성패는 투자 규모나 속도가 아니라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투입하고 이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