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짓는 이커머스 ‘탈팡’ 울상짓는 입점업체

쿠팡 지난해 대목에도 매출 하락세
입점사 점주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몫”
“탈팡 잡자” 경쟁사, 혜택·배송 총공세



쿠팡의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후 ‘탈팡(쿠팡 회원 탈퇴)’ 현상이 확산되면서 입점업체들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이커머스 경쟁사들은 회원제 개편과 배송·적립 혜택을 앞세워 탈팡 고객을 잡기 위한 총공세에 나섰다.

▶쿠팡 입점업체들 “네이버와 매출 역전”=겨울철 간식을 주로 판매하는 A 식품가공업체는 성수기인 지난 12월 쿠팡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월보다는 증가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았다. 반면 네이버 판매량은 같은 기간 2배 이상 급증했다. A업체 관계자는 “쿠팡 이용객이 줄었다는 걸 주문량으로 느끼고 있다”며 “네이버 판매로 수익을 지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출 감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쿠팡에 입점한 B업체 업주는 “한 달 평균 쿠팡에서 3000만원을 버는데 지난달에는 400만원이 빠졌다”며 “주변 상인들도 다들 피해를 입었는데, 정작 쿠팡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 의존도가 높은 입점업체들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결제금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한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결제액 추정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29일~12월 5일에는 일 평균 1504억8666만원을 기록했지만, 이후 1381억1001만원(12월 6일~12일), 1397억9224만원(12월 13~19일), 1378억5829만원(12월 20~26일), 1317억9328만원(12월 27일~1월 2일)을 기록했다.

이에 쿠팡 입점업체들은 탈팡 행렬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자영업 말살하는 쿠팡 규탄 대회’를 열었다. 현장에 참석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탈팡이 확산되면서 쿠팡 매출에 의존했던 입점업체들이 큰 손해를 입었지만, 쿠팡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팡족’ 모시기 나선 경쟁사들…새 회원제에 배송혜택 강화=새벽배송으로 이커머스 업계 1위를 지켰던 쿠팡이 흔들린 틈새,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탈팡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이 대표적이다. 월 구독료 2900원에 장보기 결제금액의 7%를 고정으로 적립해주는 ‘쓱세븐클럽’을 재빠르게 출시했다. 전국 이마트 점포에서 상품을 검수·출고하는 구조다. 전국 당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한다.

SK플래닛의 11번가는 주 7일 배송시스템인 ‘슈팅배송’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슈팅배송 기획전’도 이어갈 예정이다. 다이소도 ‘오늘배송’ 무료 배송 혜택을 이달 내내 제공한다. 강남·서초·송파 지역에서는 4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패션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무신사는 새해를 맞아 전 회원을 대상으로 ‘새해맞이 그냥 드리는 5만원+5000원 혜택’ 쿠폰팩 행사를 했다. 그 결과 무신사는 1~5일 전년 대비 뷰티 매출액이 2배 증가하기도 했다. W컨셉은 멤버십 강화에 돌입했다. 기존 W멤버십 제도에 등급별 전용 혜택을 추가하고, 최상위 등급 ‘W시그니처’ 고객에게 문화예술 공연 초청 혜택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가려져 있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고객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쿠팡이 강점으로 내세운 빠른 배송과 편리한 장보기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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