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얼빠진 사자명예훼손” 비판했는데…극우단체 대표, 인권위 진정

[헤럴드경제DB·이재명 대통령 X(옛 트위터)]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얼빠진 사자명예훼손”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소녀상 철거 집회를 주도해 온 극우단체 대표가 경찰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9일 진정을 제기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김병헌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에 대해 진정과 긴급구제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강경 우익단체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수요시위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으며 전국 곳곳의 소녀상에 마스크를 씌우고 모욕하거나 ‘매춘’이라며 혐오 발언을 하는 등 철거 시위를 벌여왔다.

이들이 집회에서 사용한 현수막 등 용품에는 ‘교정에 위안부상 세워두고 매춘 진로지도 하나’ ‘명문고에 매춘부 동상을 세운 까닭은?’ 같은 혐오·왜곡 표현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김 대표의 시위에 관한 인터넷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얼빠진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함께 올린 해당 기사에는 김병헌 대표 등이 경찰에 입건돼 수사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평화의 소녀상 혐오 집회에 대해서는 여러 건의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가 이처럼 인권위 진정을 낸 것은 최근 경찰이 학교 주변 등 소녀상이 설치된 장소를 중심으로 집회·시위 관리를 강화하고, 소녀상 훼손 및 명예훼손 등 위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조치가 ‘인권침해’라고 주장하며 훼손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평화의 소녀상’ 훼손 논쟁, 법적공방으로 확전


한편 김 대표는 자신을 고발한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과 서초고·춘천여고·대구여상 교장에 대해선 경찰에 맞고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교육환경 훼손등의 이유로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을 고발하기 위해 9일 서울시경찰청 민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정 교육감은 이날 김 대표와 단체 회원들을 아동복지법 위반,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고발에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한 시위 및 게시물 관련 사안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서 교육환경을 훼손하고 미성년인 학생들에게 심각한 정서적·정신적 피해를 초래한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관련자 전원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합당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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