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윤철 따라 ‘환율 실무진’도 방미…1470원 돌파 속 ‘안정카드’ 논의

한미 재무당국간 환율정책 합의 주도 인사 동행
원·달러 1470원 돌파 외환시장 안정 논의 주목
G7 핵심 의제는 공급망, 환율 이슈는 물밑에서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한 방미 일정에 환율 정책을 담당하는 실무진이 동행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원/달러 환율이 이날 장중 1470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말 하락 폭을 대부분 되돌린 가운데 이번 회의를 전후로 한미 간 통화스와프 등 환율 안정 방안을 놓고 추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에 따르면 구 부총리의 12~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방문 일정에는 최지영 차관보(국제경제관리관)와 정여진 외화자금과장이 동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미 워싱턴 DC에서 열린 ‘2+2 통상협의’에서 미국 정부 요청으로 환율 분야가 통상 협의 의제로 포함된 이후, 관세 협상과는 별도로 추진된 한미 재무당국 간 환율정책 합의를 주도해 온 핵심 실무 인사들이다.

구 부총리는 G7 재무장관들과 중국발(發) 공급망 불확실성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방미에 나섰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이번 G7 재무장관회의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희토류 가격 하한제’ 도입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같은 핵심 의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크지 않은 환율 담당 실무진이 방미 일정에 포함된 건 한미 간 양자회담에서 환율 논의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한미 재무당국이 환율정책의 기본 원칙과 투명성 강화에 합의한 점을 고려하면, 고환율 국면에서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의제는 핵심 광물의 공급망 안정 방안이지만 이를 계기로 열리는 양자 협의를 염두에 두고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간 외환시장에 대한 논의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재무부와 합의한 환율정책 내용을 공개하며 “효과적인 국제수지 조정을 저해하거나 부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분기별로 공개해왔던 시장 안정 조치는 대외 비공개를 전제로 월별로 미국 재무부에 공유하기로 했고, 월별 외환보유액과 선물환 포지션은 국제통화기금(IMF) 양식에 따라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연도별 외환보유액의 통화 구성 정보 공개 역시 합의 내용에 포함됐다.

정부는 특히 한미 재무당국이 환율정책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모니터링 대상에 ‘외환시장 안정’을 포함한 점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했다. 이는 미국과 유사한 환율정책 합의를 체결한 일본과 스위스의 합의문에는 담기지 않은 내용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구하기 위한 정부의 중장기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당시 정여진 외화자금과장은 환율 합의가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 추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당연히 포괄적으로 모든 시장 안정과 관련된 협업을 요청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번 방미의 목적이 통화스와프 논의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구 부총리가 방미 기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고환율 대응 방안의 하나로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타진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화스와프는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계약을 통해 달러 유동성을 직접 공급받는 장치로, 과거 위기 국면에서 환율 안정 효과가 컸던 수단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재 미국은 비기축통화인 원화의 글로벌 거래 비중과 자국 신용도, 통상 협상에서의 전략적 고려 등을 이유로 한국과의 통화스와프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