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내내 강박에 기저귀까지…정신병원의 환자 취급 인권침해 판단[세상&]

4일 연속 격리·강박에도 절차 무시
기록 쪼개기·기저귀 착용까지 문제
인권위, 병원장 징계·감독 강화 권고


정신병원 병실의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정신병원에서 나흘 연속 격리·강박을 하면서도 기록을 쪼개 작성하는 관행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7일 한 정신의료기관이 입원 환자를 최대 허용 시간을 넘겨 4일 연속 격리·강박하고, 관련 기록까지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다며 병원장에게 재발 방지 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정신병원에서는 입원 환자를 통제하기 위해 손이나 발, 가슴을 묶어두는 강박 조치를 제한적으로 할 수 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해당 병원은 격리·강박을 연장하면서도 보건복지부의 ‘격리 및 강박 지침’이 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대면 평가와 다학제 평가 회의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의사가 작성한 경과 기록과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기록·격리·강박일지 사이에 내용이 일치하지 않아 실제보다 짧게 시행한 것처럼 기록한 사실도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성인 기준 격리는 최대 12시간·강박은 최대 4시간까지만 허용되며, 이를 초과할 경우 엄격한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권위는 해당 병원이 이를 위반해 격리·강박을 장기화했다고 판단했다.

환자에게 선제적으로 기저귀를 착용하게 한 행위도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은 “강박 중 대소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미리 착용시켰다”고 해명했지만, 인권위는 성인 환자에게 기저귀를 채우는 행위는 수치심을 유발해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병원장에게 격리·강박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또 격리·강박 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책임자에 대해 징계 조치를 하라고 주문했다. 관할 구청장에게도 해당 병원을 지도·감독하고, 유사 사례가 다른 병원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관할 정신의료기관에 관련 내용을 전파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격리·강박은 치료 본연의 목적을 위해 최소한으로 시행돼야 한다”며 “무분별한 격리·강박과 기록 조작이 관행화된 현실에 경각심을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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