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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브 미 |
[헤럴드경제 = 서병기선임기자]JTBC 드라마 ‘러브 미’는 평범한 가족이 각자의 사랑을 시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필자는 오히려 이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왜 사랑이 잘 안되는지를 보여준다고 쓴 바 있다. 계속 사랑의 장애요인들이 나타난다. 그 ‘장애요인’은 삼각관계속 빌런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마무리가 궁금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12회(최종회)까지 내내 궁금증을 가지고 봤다.
아내와의 사별 직후 만난 새 여자 자영(윤세아)과 살림을 차렸지만 여전히 죽은 아내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아빠 서진호(유재명). 예전에는 상처하고 나면 적어도 몇 년은 지나야 새로운 사랑을 할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래야 자식 보기도 미안하지 않다. 여기서는 다르다. 진호는 원래 아내와 가기로 한 제주 여행을 혼자 가 관광가이드인 자영과 눈이 맞았다. 사랑은 언제 올 지 모른다.
이영애(‘봄날은 간다’의 은수 역)의 “라면 먹고 갈래”가 여기서는 윤세아의 “자고 갈래요?”로 바뀌었다.
서울 교외에서 펜션업을 하며 단란하게 살아가던 진호-자영. 최종회에서 자영에게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왔다.
모든 것이 빠르다. 행복도 빨리 가고 불행도 빨리 간다. 그러니 현실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이 주신 날까지 일상을 즐겁고 소중하게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이것이 일상 속 따뜻한 사랑의 가치를 담아낸 ‘어른 멜로’다.
유재명의 맏딸인 산부인과 전문의 서준경(서현진)은 외로움을 숨긴 채 노처녀로 버텨오다 예술가 남자 도현(장률)과 금세 사랑에 빠졌지만 그 남자의 전처 윤주(공성하)가 나타나면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준경은 아빠의 연인인 자영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도 사랑 앞에 이기적이었음을 자책하고, 도현과 그 아들 다니엘(문우진)을 받아들이고 용기 내는 과정을 잘 표현했다. 결국 사랑 앞에서는 솔직해지는 게 최선일 것이다.
준경의 동생인 ‘미숙한 청춘’ 준서(이시우)는 청춘의 불안과 분노, 외로움이 뒤섞인 감정을 현실적인 호흡으로 풀어냈다.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날 선 말로 인해 가족과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500만원을 내고 시간강사 자리를 얻는 편법을 포기하고 정도를 걷고 진정한 사랑까지 찾아나가는 성숙함을 보여준다. 막내를 마냥 어리게만 볼 게 아니다.
유재명, 서현진, 이시우, 이 세 사람이 만들어간 가족 이야기는 상실과 결핍의 끝에서 다시 ‘사랑’을 만나 정착한다. 앞으로도 조금씩은 티격태격하기도 할 것이며, 또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서로 회피하지 않고 현실을 마주하면서. 하지만 인생은 예측 가능하지 않다. 진호의 새로운 사랑인 자영이 47세의 나이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