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 훌륭” 발언에 달러화 가치 4년만 최저…환율 1430원 초반 급락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5.2원 떨어져
달러인덱스 95.86…2022년 이후 최저치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달러화 가치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28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5.2원 떨어진 1431원에 거래를 시작해 143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10시 26분 현재 1431.1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전날 환율은 대미 관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닷새 만에 반등했지만, 간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하락세로 바뀌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뉴욕증시 마감 무렵 95.86으로 전장 대비 1.2% 하락했다. 지난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화 가치는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이 불거진 후 이른바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하면서 4거래일 연속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달러는 훌륭하다”며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도 달러화 약세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백악관에서 아이오와 일정을 위해 출발하기 전 달러화 약세를 우려하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아니다.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달러화 가치 약화를 우려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였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알려진 이후 달러화 가치는 약세 폭을 키웠다.

또한 이민당국 요원에 의한 미니애폴리스 총격 사망 사건 여파로 미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국토안보부 예산안에 문제를 제기하며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을 높인 것도 달러화 가치 약세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미국과 일본 양국이 엔화 가치 부양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는 것도 달러화 가치 하락의 배경이 됐다.

지난 23일 로이터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외환시장 딜러들과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 점검을 실시하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재무부와 뉴욕 연은은 해당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더해 최근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개선방안 발표도 환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지난 26일 기금 규모 확대에 따른 외환 조달 부담과 외환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올해 해외주식 목표 비중은 애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낮췄다.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4.4%에서 14.9%로 확대했다.

외화 조달이 어려워져 해외 투자 비중을 1.7%포인트 줄이고 그만큼을 국내 주식(0.5%포인트)과 국내 채권(1.2%포인트)을 확대한 것이다. 아울러 기금위는 자산군 비중이 목표에서 벗어났을 때 허용범위 내에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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