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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순임 여사. 연합 |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기록상 처음으로 ‘주꾸미(쭈꾸미)볶음’을 만든 우순임 ‘우순임원조할머니쭈꾸미’(인천 동구 만석동) 창업자가 지난 2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34년 11월17일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한국전쟁 때 남쪽으로 피난, 처음엔 전남 고흥에서 살다가 인천으로 이주했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면서 주꾸미와 인연을 맺었다. 포장마차를 연 시점은 불확실하다. 인천관광공사가 펴낸 ‘인천, 오랜 가게’에는 “1952년 18세 나이에 포장마차로 시작하여 점점 확장해갔다”고 적혀 있다.
주꾸미볶음을 처음 만들어 판 시점은 ‘1968년’으로 추정된다. 고인은 2019년 기호일보 인터뷰에서 “포장마차할 때는 쭈꾸미를 물에 데쳐먹었다. 그런데 무교동 낙지볶음 먹어본 사람들이 ‘아주머니가 양념을 잘 하니까 (쭈꾸미를) 양념으로 해도 맛있겠다’고 하더라. 그렇게 만든 게(쭈꾸미볶음이) 전국으로 퍼졌다”고 했다.
1961년생인 아들 김홍명씨는 “어머니가 포장마차 하면서 처음 쭈꾸미볶음을 만든 건 1963∼1965년 무렵일 것 같고, 실제로 판 건 1968년 인천 만석동 고가 아래서 ‘육교집’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였다”고 기억했다. ‘인천, 오랜 가게’는 1968년 우순임 사장의 이름을 딴 우순임할머니쭈꾸미에서 주꾸미볶음을 팔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낙지볶음이 먼저 나왔고, 주꾸미볶음이 뒤이어 생긴 건 확실한 셈이다. 무교동 낙지볶음은 1961년에 처음 등장했다. 예나 지금이나 낙지보다 저렴한 주꾸미가 인천 동구 공장지대를 배경으로 양념과 만나 생긴 것이 주꾸미볶음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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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순임할머니원조쭈꾸미볶음. 네이버 리뷰 제공 |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운영하는 ‘지역N문화’ 사이트는 “만석동은 인근에 인천항과 화수부두가 인접해 있어 주꾸미 조달이 용이했다. 또한 동구 일대에는 1953년에 설립된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비롯한 공장지대가 형성되어 있던 관계로 만석동과 화평동 등지에는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즐비했다. 저렴한 가격에 얼큰한 맛을 제공하는 주꾸미볶음은 하루종일 고된 노동에 시달린 부두노역자들이나 공장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동시에 훌륭한 영양공급원이었다”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시작한 주꾸미볶음이 인기를 끌면서 ‘만석동 주꾸미거리’가 만들어졌다. 김중미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2000) 맨 처음에 “괭이부리말은 인천에서도 가장 오래된 빈민 지역이다. 지금 괭이부리말이 있는 자리는 원래 땅보다 갯벌이 더 많은 바닷가였다”라고 소개한 괭이부리마을이 바로 만석동이다. 인천역에서도 가깝다.
만석동 주꾸미 거리가 예전의 활기를 잃은 뒤에도 ‘우순임원조할머니쭈꾸미’는 장남 김홍명씨와 며느리 이금례씨 부부가 고인 대신 운영하고 있다.
‘지역N문화’ 사이트는 “주꾸미볶음은 인천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주꾸미를 당근·대파·부추·양파 등과 함께 고추장과 각종 양념으로 볶아 만든 인천광역시 동구 만석동의 향토음식”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유족은 2남2녀(김연화·김연옥·김홍명·김홍경)과 며느리 이금례씨, 사위 이병두·최원석씨 등이 있다. 4일 발인을 거쳐 인천가족공원에 안장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