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구 관세청장 “韓美 관세 긴장, 11월 중간선거까지 지속될 듯…수출기업 지원 총력” [미래리더스포럼]

헤럴드·대륙아주 주최 ‘미래리더스포럼’ 강연
“트럼프 행정부 모든 정책, 11월 선거 초점”
“기합의 관세율 15% 유지 전망”
“환치기 범죄 84%가 가상자산으로 이뤄져”


이명구 관세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이명구 관세청장이 4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정책은 11월에 예정된 중간 선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11월까지 한국·미국 간 관세 문제를 둘러싼 긴장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청장은 이날 서울시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경제-법무법인 대륙아주 공동주최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전략가이지만, 그 어떤 사람보다 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예상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경제안보와 관세청의 역할’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 청장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외환조사과장과 기획재정담당관, 통관지원국장 등 관체청 주요 보칙을 두루 거쳤다. 이후 서울, 부산, 대구 등에서 본부세관장을 맡아 세관 업무를 지휘했고, 조세심판원 상임심판관도 역임했다.

트럼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법제화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미국에서 협상을 위한 카드로 관세 인상을 내민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 정부가 협의를 통해 애초 합의된 15%가 유지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그러면서 “관세 이슈에서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세청은 미국 관세청과의 논의를 통해 한국 수출 기업들의 애로 사항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미 연방대법원으로부터 위헌 판결을 받을 시 일부 우리나라 기업들이 환급 대상에 해당된다고 이 청장은 밝혔다. 이는 수출자가 관세 등을 납부하는 거래조건(DDP)일 경우 해당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환급 대상이 되는 한국 수출업체는 약 6349개이다. 이 청장은 “미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관세청은 우리 수출 기업에 환급신청 가능 여부와 절차, 기한 등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외 원자재가 우리나라에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되는 이른바 덤핑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청장은 “올해 덤핑 관련 정식 조직이 출범한 만큼 덤핑 조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구 관세청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2월 초청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이 청장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안보 위협으로 미국발 관세전쟁, 덤핑과 함께 ▷불법 외환거래 ▷마약밀수 ▷해외직구 악용 민생범죄 ▷첨단기술 및 전력물자 유출 등을 꼽았다.

불법외환거래의 경우 가상자산 등장으로 범죄 유형이 더욱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을 악용해 자금세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법도박사이트에서 얻은 수익으로 국내 가상자산을 구매한 후, 이를 해외에서 현금화해 현지 부동산 등을 구입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청장은 “비공식계좌를 통해 해외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이른바 환치기 범죄 적발 규모가 최근 5년간 15조원에 달하는 데 이 중 84%가 가상자산을 통해 이뤄지고 있고, 가상자산 중 90%는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마약밀수는 관세청이 해결해야 할 대표 과제로 꼽았다. 실제 여행자 마약밀수 적발 건수는 2024년 199건에서 지난해 624건으로 증가했다. 여행자 적발 중량은 140㎏에서 279㎏으로 2배가까이 늘었다. 미약밀수 증가에 관세청은 올해 5대 핵심 현안 중 2개 현안으로 마약밀수 1차저지선 강화, 우편마약 2차저지선 구축을 언급했다.

관세청은 마약밀수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인공지능(AI) CCTV와 라만 분광기 등 최신 장비를 도입했고, 미국 마약단속국 등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일부 우범항공편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국내 우편집중국에 마약단속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해외직구 악용 민생범죄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언급했다. 이 청장은 “중국발 해외직구는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이른바 짝퉁 제품의 주 반입경로”라고 설명하면서 “주로 해상특송으로 반입되는데, 이로 인해 평택항을 관할로 두고 있는 평택세관 업무는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청은 해외직구 악용 범죄를 막기 위해 평택세관 조직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통해 해외 첨단 기술이 불법적으로 유출되는 사례도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산 고성능 반도체가 국내 수입 후 홍콩으로 무허가로 수출된 바 있다. 피해 규모만 3만6000개, 51억원 규모다. 관세청은 기술 유출 문제를 막기 위해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청장은 “관세청 수출입 데이터와 과거 공급망 충격 사례를 분석해 위기 징후를 사전에 포착한다”며 “매주 333개 주요 품목을 분석하고 있고, 국가정보원 등 관계 기관에 분석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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