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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V 골프가 올해부터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여받게 됐다. [샤진=LIV 골프]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사우디 국부펀드의 후원을 받는 LIV 골프가 출범 5년만에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여받게 됐다. 이는 LIV 소속 선수들에게 메이저 대회 출전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루트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세부 사항을 뜯어보면 LIV 골프의 완전한 승리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부분은 부여되는 포인트다. 경쟁 투어인 PGA 투어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포인트를 받게 됐다. 미국의 골프전문 매체인 골프채널은 “LIV 골프 대회의 경우 우승자가 23점 정도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비슷한 시기 PGA 투어의 일반 대회 우승자가 받는 50~60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받은 포인트는 56점이었다.
LIV는 컷 탈락이 없는 제한된 필드(Limited Field)라는 특성 때문에 상위 10위까지만 포인트를 배분받는다. 반면 PGA 투어는 컷을 통과한 모든 선수들에게 세계랭킹 포인트를 부여한다. LIV 골프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들지 못하는 선수는 세계랭킹 하락을 막을 길이 없다는 뜻이다.
LIV 골프는 세계랭킹위원회(OWGR)의 승인을 얻기 위해 브랜드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54홀(LIV)’ 형식을 포기하고 72홀 4라운드 체제로 경기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이는 “짧고 굵게 경기한다”는 LIV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골프 인프라에 편입되기 위해 치른 값비싼 대가다.
선수들이 LIV 골프를 떠나려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메이저 대회 출전 불가’에 따른 명예 실추였다. 이번 포인트 부여로 세계랭킹 50위 이내 유지가 이론적으론 가능해졌으나 낮은 포인트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가혹한 서바이벌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월 4일 현재 세계랭킹 50걸에 드는 LIV 골프 선수는 티렐 해튼(22위)과 브라이슨 디섐보(33위) 등 두명 뿐이다.
존 람(스페인)이나 디섐보, 호아킨 니만(칠레), 캐머런 스미스(호주) 같은 LIV 골프의 상위 랭커들은 낮은 배점에도 불구하고 포인트를 쌓아 메이저 대회 출전 자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하위권 선수들이나 필 미켈슨(미국)같이 전성기를 지난 베테랑들은 포인트를 얻지 못해 결국 랭킹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이번 세계랭킹 포인트 부여는 기존 선수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심리적 저지선’ 역할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조치가 PGA 투어의 유망주들을 LIV 골프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되기엔 부족하다. 세계랭킹 1위를 꿈꾸는 야심 찬 젊은 골퍼들에게 LIV 골프는 ‘절반의 리그’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