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직 안 죽었어” 밀라노 올림픽 흔드는 ‘복귀 전설들’[2026 동계올림픽]

린지 본·켄워디는 재도전 성공·메달 노려

히르셔는 부상·부진에 올림픽 재도전 끝내 좌절

올림픽 여자 스키 금메달리스트 린지 본 [AFP]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는 한때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설원으로 돌아온 ‘복귀 스타’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복귀를 시도했지만 부상에 막혀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전설도 있다. 은퇴 이후의 재도전은 이번 대회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가장 주목받는 복귀 선수는 미국의 스키 전설 린지 본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본은 2019년 은퇴를 선언했지만, 인공 무릎 관절 수술을 이겨내고 2024~2025시즌 설원에 복귀했다. 그는 2025~2026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을 거두며 올림픽 메달 가능성까지 키웠다.

다만 지난달 말 월드컵 도중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으며 출전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그럼에도 본은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만약 메달을 따낼 경우 그는 만 41세를 넘긴 역대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최고령 메달리스트가 된다.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은메달리스트 출신 거스 켄워디도 복귀 서사의 주인공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그는 2022년 베이징 대회 이후 은퇴했지만 배우·모델·성소수자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던 삶에서 “정체성을 잃은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하며 다시 현역으로 돌아왔다. 켄워디는 린지 본의 복귀 과정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복귀 초반 성적은 미미했으나 최근 월드컵에서 두 차례 상위 10위에 오르며 빠르게 경기력을 회복했고 어머니의 국적인 영국 대표로 밀라노 올림픽에 나선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남자 활강 공식 연습에서 마르셀 히르셔가 슬로프를 질주하는 모습. [연합]

반면 복귀에도 올림픽 재도전이 좌절된 사례도 있다. 알파인 스키의 ‘황제’ 마르셀 히르셔가 대표적이다. FIS 알파인 월드컵 통산 67승, 8시즌 연속 종합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히르셔는 2019년 은퇴 후 2024년 복귀를 선언했다. 오스트리아가 아닌 어머니의 국적인 네덜란드 소속으로 다시 설원에 섰지만 성적 부진과 왼쪽 무릎·종아리 부상이 겹쳤다.

히르셔는 최근 “현실적으로 올림픽 출전은 어렵다”며 밀라노 도전을 공식 철회했다. 다만 완전 은퇴는 단정하지 않고, 다음 시즌 현역 지속 가능성은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번 대회에는 은퇴 후 재도전에 성공한 사례가 이어진다. 미국의 매들린 샤프릭은 20대 초반 무릎 부상과 심리적 불안으로 은퇴했다가 약 9년 만에 복귀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배관공과 유소년 코치로 지내던 그는 지도하던 제자의 ‘도전’ 메시지를 가슴에 품고 다시 정상급 무대에 올랐다.

또한 프리스타일 스키의 닉 괴퍼는 은퇴 후 종목을 바꿔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두며,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최초의 4회 연속 시상대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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