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0.17초” 이상호 16강 탈락…평행대회전, 마지막 올림픽 될까[2026 동계올림픽]

전설 프로메거에 아깝게 지며 메달 불발
평창 은메달 이후 3번째 올림픽 마무리
김상겸은 8강 진출로 희망 이어가

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16강에 출전한 이상호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8년 만에 올림픽 시상대 복귀를 노렸던 스노보드 알파인의 간판 ‘배추보이’ 이상호가 단판 승부 첫 관문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상호는 8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16강전에서 오스트리아의 안드레아스 프로메거에게 0.17초 차로 패해 탈락했다. 예선에서 1·2차 합계 1분26초74로 전체 6위에 오르며 결선에 안착했지만,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멈췄다.

평행대회전은 두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블루·레드 코스로 나뉜 기문을 통과해 결승선을 먼저 끊는 선수가 승리하는 종목이다. 예선은 두 차례 기록 합산으로 상위 16명을 가리고, 16강부터 결승까지는 단판 승부로 순위를 정한다. 이날 이상호는 초반 레이스에서 앞섰으나 중·후반 구간에서 간격이 좁혀지며 결승선에서 0.17초 뒤졌다.

이상호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따내 한국 스키·스노보드에 올림픽 출전 58년 만의 첫 메달을 안겼다. 2022 베이징 대회 8강 탈락의 아쉬움을 딛고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도 시상대 복귀에는 실패했다. 강원 정선 고랭지 배추밭을 슬로프로 삼아 성장해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의 올림픽 도전은 여기서 멈췄다.

이상호를 꺾은 프로메거의 경력은 화려하다. 1980년생 베테랑인 그는 2014 소치부터 이번 대회까지 일곱 번째 올림픽에 나섰고 세계선수권 3회 우승과 월드컵 통산 100회가 넘는 포디움에 오른 ‘살아있는 전설’로 꼽힌다. 예선을 11위로 통과했지만 노련미로 승부를 갈랐다.

이번 탈락은 이상호 개인의 결과를 넘어 종목의 미래와도 맞물린다. 그는 최근 SNS에 #keepPGSolympic 해시태그를 올리며 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PGS) 존치를 호소했다. PGS는 이번 이탈리아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회 종료 후 전체 종목과 세부 종목을 재검토해 2030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 프로그램을 확정할 예정이며 비용·운영 효율성·대중성·성별 균형 등이 평가 기준이 된다.

선수들은 PGS의 직관성과 긴장감을 강점으로 든다. 두 선수가 동일 조건에서 맞붙는 구조로 관중 몰입도가 높고, 남녀가 같은 날 같은 슬로프에서 경기를 치르는 점에서 성평등 의미도 크다는 평가다. 오스트리아의 알렉산더 파이어와 체코의 에스터 레데츠카 등도 공개 지지에 나섰다. 이상호의 해시태그 역시 자신이 몸담아 온 종목의 올림픽 생존을 바라는 선수의 메시지다.

한편 한국 남자부의 희망은 이어진다. 김상겸은 16강에서 슬로베니아 잔 코시르의 실수를 틈타 8강에 진출하며 도전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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