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활강 여제’ 린지 본…십자인대 파열 안고 질주하다 헬기 이송[2026 동계올림픽]

연습 주행 3위로 메달 기대 키웠으나 불의의 사고
코스 초반 넘어져 경기 중단, 의학적 우려 현실화

 

‘활강 여제’ 린지 본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활강 연습 주행을 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도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던 미국의 ‘활강 여제’ 린지 본이 레이스 도중 넘어져 응급의료용 헬기로 이송됐다.

본은 8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의 토파네 알파인스키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활강에서 코스 초반 사고로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13번째 주자로 출발한 본은 힘차게 레이스를 시작했으나 초반 깃대에 부딪힌 뒤 중심을 잃고 설원에 넘어졌다.

그는 곧바로 일어나지 못했고 의료진이 상태를 확인한 뒤 현장에서 의료 헬기를 호출했다. 경기장에 있던 선수들과 관중들은 전광판에 비친 장면을 지켜보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본은 이 종목의 슈퍼스타다.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활강 금메달리스트이자 2018 평창 대회 동메달을 따냈다. 2019년 은퇴했다가 2024~2025시즌 현역 복귀를 선언하며 이번 올림픽을 목표로 준비해 왔다. 올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도 우승 2회·준우승 2회·3위 3회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경기 도중 점프 착지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전방 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 의학적으로는 재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본은 출전을 강행했다.

올림픽 코스 연습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기대감을 키웠고 사고 전날 열린 마지막 공식 연습 주행에서는 1분38초28로 전체 3위에 오르며 메달권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당시 선두와의 격차는 0.37초에 불과했고 무릎 부상 이후 첫 연습 때보다 기록을 2초 이상 단축했기 때문이다.

전문 매체들은 연습 주행에서 본이 점프 착지 시 다치지 않은 다리로 버티는 모습을 전하며 ‘도전 자체가 올림픽의 최대 화제’라고 평가했다. 다만 의료진 사이에서는 “십자인대 파열 상태에서 활강 스키가 가하는 충격을 버티기 어렵고 탈구 위험도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이날 사고로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연습 주행에서 보여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본의 올림픽 도전은 불의의 낙마와 함께 중단됐다. 정확한 부상 상태와 향후 계획은 정밀 검진 결과가 나와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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