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로 오염된 언어 정화…성경 인물 시집 곧 출간” [헤경이 만난 사람 -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

시집 13권 출간…황순원문학상 등 수상
부패·타락의 시대…시는 맑은 물 돼야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가 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용인=임세준 기자


“눈앞의 꽃 지고 나면/세상 모든 꽃이 다 진 줄 알았더니/일어나/눈을 들어보니/사방 천지가 다 꽃이었다//꽃 한 송이 졌다고 울지 마라//눈 한 번만 돌리면/세상이 다 봄이다. ”(소강석 ‘봄’)

소강석 새에덴교회 담임목사는 13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로 등단한 후 지속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 오며 윤동주문학상, 천상병귀천문학대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단국대학교에서 문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성경은 전부 문학적 기록이고, 목회자라면 당연히 시인이 돼야 한다”면서 “모두 마음에 시가 들어 있다. 자연과 신, 세상,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시가 ‘벗’이자 ‘인생 그 자체’라는 그는 “시를 쓸 때마다 날마다 내 안에 내가 새롭게 태어나는 걸 느낀다”면서 “내 시를 읽는 분들도 모두 새롭게 태어나는 것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시를 쓴다”고 한다.

그는 오염되고 폭력적인 언어,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시대에 시를 통해 영적 정화의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소 목사는 “이 시대는 언어가 많이 오염돼 있다. 가짜 뉴스와 인포데믹이 기생충같이 번지고, 사회적·문화적 병리 현상을 일으킨다”며 “오염되고 타락한 말들을 무심코 계속 접하는 사람들은 어느새 그런 말들에 오염된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고 확증편향에 빠져서 똑같이 왜곡되고 극단적인 사고에 빠져 버린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그래서 사회가 더 극단적인 대립과 갈등을 겪게 되고 언어의 품격을 상실한 채 삭막한 사회가 돼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 속에서 시의 역할에 대해 “시인은 부패하고 혐오스러운 언어를 쓸 수 없다. 한강 물이 오염돼 있지만 고기가 사는 이유는 끊임없이 맑은 물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라며 “시는 아무리 사회가 부패하고 언어가 타락해 있다고 하더라도 정화, 세탁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일제 시대 시인 윤동주, 이육사처럼 시는 선지성, 예언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요즘도 바쁜 일정 틈틈이 시를 쓰고 있다. 그는 “성경 속 인물을 중심으로 한 시를 100여 편 써서 올해 상반기 중 시집으로 펴낼 예정”이라면서 “예수님의 생애를 다룬 시도 80편가량 써서 책으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성경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시적 이미지, 함축, 낯설게 하기 등을 통해 시로 형상화했다”면서 “이런 시는 처음인 것으로 안다. 목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시”라며 웃음을 지었다.

새에덴교회 외부 현수막에는 “어제는 지나갔으니 웃어요”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그는 시를 통해 이 시대의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사랑과 위로를 전하고 있었다.

용인=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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