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미 투자 프로젝트 사전 검토 착수…석유화학 플랜트가 출발점 되나

김정관 산업장관,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첫 이행위 주재
“투자 MOU 모든 사업은 국익 최우선”
트럼프 1기때 최대 투자 사례 재부각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재인상 압박에 대응해 총 3500억달러(약 50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위한 사전 검토에 착수했다. 관련법인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 통과에 앞서 불확실성 해소에 나선 것이다.

산업통상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1차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이행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문신학 산업부 차관,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 김진아 외교부 2차관 등 관계부처 차관과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기연 수출입은행장,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등 기관장들이 참석했다.

지난달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한 이후 우리 정부는 긴급하게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을 이유로 한국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전이라도 투자 후보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는 ‘임시 추진체계’를 마련했다. 이번 이행위원회는 임시 추진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첫 회의다.

이번 회의에서는 최근 한미 관세 합의 이행 동향을 공유하고, 한미 전략적 투자 후보 프로젝트의 검토 방향과 향후 추진 절차를 논의했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중 조선업 전용 1500억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000억달러 투자 분야로는 에너지, 원전, 핵심광물,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이 꼽힌다.

미국은 최근 한국과 합의한 대미 투자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미국 중부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등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 산업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셰일가스를 원료로 활용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이 같은 구상은 롯데케미칼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5월 루이지애나주에 석유화학 공장을 준공했던 것과 연계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준공된 루이지애나 공장은 롯데케미칼과 미국 웨스트레이크사의 합작법인으로, 총 31억달러가 투자됐다.

해당 투자는 트럼프 1기 출범 이후 미국 내에서 이뤄진 해외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였으며, 우리 기업이 미국 화학 공장에 투자한 최대 규모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상징성이 컸던 만큼, 이번 투자 논의 역시 과거 성과를 토대로 한 연속적·확장적 협력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2000억달러 투자 분야는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되,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미국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했다.

정부는 사업성 검토를 마친 뒤 투자 여부에 대한 의견을 미국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그전까지 구체적인 대미 투자 후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비공개한다는 것이 정부 원칙이다.

김정관 장관은 “정부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기자재 수출 등을 늘릴 기회를 만들어가겠다”며 “아울러 해외의 첨단 전략자산을 확보하고 미국의 첨단기술이 국내의 제조역량과 결합할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전략적 투자 MOU를 통해 진행될 모든 사업은 ‘국익 최우선’이라는 확고한 원칙과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기준 하에 전문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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