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공간서 이어지는 2차 가해
경찰, 2차가해범죄수사과 통해 대응
“열등감에서 기인…적극 제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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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서울 강북구 일대에서 발생한 ‘모텔 음료 연쇄살인’ 사건을 놓고 벌어지는 온라인 2차 가해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최근 서울 강북구 일대에서 발생한 ‘모텔 연쇄살인’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피해자들을 향한 조롱글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시청역, 이태원 참사 등 다수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 등에서 2차 가해성 조롱글이 반복되던 것과 같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차 가해자들은 주로 과시하려는 심리로 행동한다”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형사처벌, 플랫폼 차원의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3일 X(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서는 최근 발생한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을 놓고 “히어로 아니냐 레시피 공유 부탁한다”, “나도 알려줘 의문의 음료”, “웰컴 티 아니었을까”, “나 남친 발렌타인 선물 추천해 줄 수 있을 거 같다” 등 피해자들을 향한 조롱성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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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
이 같은 내용의 온라인 게시글은 강북구 일대 모텔 등에서 남성들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사망케한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2일 구속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살인사건, 참사 등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는 희생자가 발생하는 사건마다 반복되고 있다. 2024년 시청역 참사 당시에도 조롱글이 잇따랐다.
참사 현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이 적힌 쪽지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해당 쪽지에는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사고 내용을 희화해 연상하는 듯한 조롱성 내용이라며 공분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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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시청역 참사 당시 추모 공간에 남겨진 2차 가해성 쪽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당시 공개된 또 다른 쪽지에는 “너네 명복을 빌어.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너무 화가 나지만 나 그래도 멀리서 왔다!♡ 그동안 고생 많았고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너의 다음 생을 응원해♡ 잘 가”라고 적혀 있었다. 해당 쪽지도 온라인 공간에서 공유되며 비난 여론이 커졌다.
쪽지를 남겼던 한 20대 남성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사자명예훼손으로 입건해 수사를 벌였다. 당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와 관련한 모욕성 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과거 이태원 참사와 2024년 12월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에도 2차 가해가 이어졌다. 이에 경찰도 전담 수사 조직을 꾸리고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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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
경찰청은 지난해 7월 대규모 재난·재해 관련 2차 가해를 근절하기 위해 전담 수사팀인 2차가해범죄수사과를 구성했다.
2차가해범죄수사과는 출범 이후 154건의 2차 가해 범죄 사건을 접수해 그중 20건을 송치했다. 또 이태원 참사 유족을 조롱하고 허위 사실을 옮겼던 60대 A씨를 검거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형사처벌과 함께 플랫폼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2차 가해자들은 단순 인정욕이나 과시욕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특정 성별·연령 등에 대해 공격하는 경우는 열등감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내용은 피해자뿐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다수에게도 피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플랫폼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 사용자의 익명성을 오픈하거나 혐오 게시글에 대해서는 차단 조치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형사 처벌 등 제재를 통하면 개선될 수도 있다”며 “이들은 인정·과시욕 때문에 행동하기 때문에 법적인 제재가 이뤄지면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국내 온라인 환경은 무법천지 상태다”라며 “조롱성 글을 올리는 이들은 ‘나만 했냐’, ‘그래서 어떤 피해가 생겼냐’ 등 이런 것들을 주장할 만큼 본인의 행위가 심각하지 않다고 보는 것”라고 했다.
이어 유 교수는 “인식 개선이 돼야 하지만 단기간에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극적인 법적 조치말고는 답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