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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가온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깨물어 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17)은 14일(한국시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최가온은 전날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러면 그대로 대회를 포기해야 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대기하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한 뒤 발가락부터 힘을 주면서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는데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라고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는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결국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해 90.25점을 받아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리스트 클로이 김과의 장면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많이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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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의 모습. [연합] |
부상 직후 다시 도전하는 게 두렵지 않았냐는 질문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눈이 많이 내린 상황에 대해서도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서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서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해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진 못했다”며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 먼 미래보다는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최가온은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고급 시계까지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답하며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