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면 경기력 향상”…올림픽 선수들이 사랑하는 이 음료

브로콜리, 젖산 수치 낮춰 경기력 향상

유럽서 인기몰이…극한 피로서 체력회복 효과적

전문가들 “입증할 연구자료 아직 부족”

브로콜리 주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오는 23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 사이에서 브로콜리 주스가 새로운 보조제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올림픽에서 고농축 액체 형태로 제공되는 브로콜리 주스가 장시간의 고된 훈련에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에이나르 헤데가르트는 “브로콜리 주스를 먹은 뒤 경기를 잘 마쳤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노르웨이의 에밀 이베르센, 이탈리아의 다비데 그라츠, 미국의 벤 오그던이 15일(현지시간) 2026년 동계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4×7.5km 계주 경기에서 질주하는 모습. [AP]

지난 2022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이번 대회에도 출전한 노르웨이 스키 선수 에밀 이베르센 역시 약 6개월 전부터 노미노의 브로콜리 주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는 상당한 체력 소모가 필요한 오르막 구간을 오를 때에도 피로를 회복하는데 해당 제품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경우 오르막과 내리막을 연달아 이동하는 코스가 반복, 젖산 관리와 회복 속도가 경기력을 좌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베르센은 “내리막은 10초밖에 걸리지 않는 반면, 오르막 오르는데는 1분 정도 걸린다”며 브로콜리 주스를 마시는 것이 “휴식 시간 동안 체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브로콜리 주스를 개발한 스웨덴 기업 노미노는 브로콜리 약 2.7㎏에서 추출한 성분을 테킬라 잔 크기 병에 농축해 제조했다. 알약 형태는 개발되지 않았으며, 선수는 경기 전 한 번에 들이키는 방식으로 이를 복용한다.

노미노 측은 브로콜리에서 고강도 운동 중 혈중 젖산 수치를 낮춰 경기력 향상을 돕는다고 밝혔다. 젖산이 축적되면 인간은 호흡 과정에서 근육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음료가 이 수치를 낮춰 한계점 도달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지구력에서 한계까지 몰아붙일 때 느끼는 피로를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노미노 공동창업자인 에밀 셰욀란데르는 브로콜리 주스에 대해 “맛있어서가 아니라, 효과가 있으니까 판매하는 것”이라며 “나무와 디종 머스터드(프랑스 겨자소스)와 유사한 맛”이라고 표현했다.

브로콜리 주스가 상업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지 겨우 1년이 채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스키선수들은 해당 제품을 애용하고 있다. 노미노는 스웨덴 바이애슬론협회와도 협업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테세로에서 열린 2026 동계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4×7.5km 계주 경기에서 노르웨이의 요하네스 회스플로트 클라에보가 프랑스의 빅터 로베라(왼쪽)를 앞서 달리고 있다. [AP]

최근에는 사이클 선수들과 러너들 사이에서도 브로콜리 주스를 마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노미노 관계자에 따르면 핀란드·이탈리아·프랑스의 스키 선수 상당수가 노미오를 사용하고 있고, 노미오는 스웨덴 바이애슬론 협회와 협력 관계도 맺고 있다.

WSJ는 “선수들이 이런 이색적인 제품을 기꺼이 시험해보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경기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상은 큰 대신, 브로콜리라는 제품상 비용은 낮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다만 브로콜리 주스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육상 코치이자 스포츠 퍼포먼스 관련 저서를 여러 권 집필한 스티브 매그니스 WSJ에 “생물학적 개연성은 있다”면서도 “합리적인 가설이 될 정도로 연구가 쌓였지만, 아직 이런 연구자료가 몇 편 안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앞서 베이킹소다에 첨가된 탄산수소나트륨이 수십 년에 걸친 연구로 고강도 운동에서의 통증 완화 효과를 인정받았다면, 브로콜리의 지구력 향상 근거와 관련된 자료는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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