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승이 모자랐다…눈물로 끝난 컬링 ‘팀 5G’, 그래도 뜨거웠던 도전[2026 동계올림픽]

6엔드 4실점에 흐름 내주며 캐나다에 패배
밝게 싸운 선수들, 경기 후 눈시울 붉혀
미모·화제성까지 잡은 대표팀, 끝내 메달 문턱 좌절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라운드로빈 한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 설예은과 김민지가 붉어진 눈시울로 서로 위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단 한 걸음 차이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올림픽 여정을 마쳤다.

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로 구성된 세계랭킹 3위 한국은 2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 코르티나 컬링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캐나다(세계 2위)와의 여자 4인조 라운드로빈 최종전에서 7-10으로 패했다. 최종 성적 5승 4패를 기록한 한국은 10개 참가팀 중 5위에 머물러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준결승에는 1위 스웨덴(7승 2패), 2위 미국, 3위 스위스, 4위 캐나다(이상 6승 3패)가 올랐다. 캐나다만 꺾었어도 자력으로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만큼 아쉬움은 더욱 컸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붉어진 눈시울로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

한국은 대회 초반 미국에 4-8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이탈리아(7-2), 영국(9-3)을 연파했고 덴마크에 덜미를 잡힌 뒤 일본(7-5), 중국(10-9)을 차례로 꺾으며 반등했다. 스위스에 패했지만 강호 스웨덴을 8-3으로 제압하며 준결승 가능성을 다시 끌어올렸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0-2로 뒤진 3엔드에서 김은지가 히트 앤드 롤로 세 개의 스톤을 하우스 안에 집어넣는 절묘한 샷을 성공시키며 단숨에 3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공이던 4엔드에서 실수가 겹치며 2점을 내줬고, 5엔드에서 1점을 보태 4-4 동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승부는 6엔드에서 갈렸다. 후공을 잡은 캐나다가 스킵 레이철 호먼의 정교한 샷을 앞세워 대거 4점을 가져가며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특히 호먼이 한국 스톤 두 개를 동시에 쳐내며 하우스를 장악한 장면이 결정적이었다. 한국은 이후 추격에 나섰지만 7엔드 1득점에 그쳤고, 9엔드에서 2점을 추가해 7-9까지 따라붙었으나 10엔드에서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 위로하고 있다. [연합]

경기 내내 밝은 표정과 힘찬 구호로 서로를 격려하던 선수들은 마지막 스톤이 끝난 뒤 상대와 악수를 나눈 후 고개를 숙인 채 눈시울을 붉혔다. 끝까지 침착했던 표정과 달리 탈락이 확정되자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 나온 모습이었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가 넘은 늦은 시간까지 경기를 지켜보던 국내 팬들 역시 “단 한 경기만 더 이겼다면”이라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에게 가장 뼈아픈 순간은 첫 경기 미국전 패배로 남게 됐다. 이후 강팀들을 잇달아 꺾으며 반등했지만, 초반 1패가 결국 준결승 문턱에서 ‘옥의 티’가 됐다.

이번 대회 내내 대표팀은 실력뿐 아니라 화제성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일본 언론은 한일전 이후 한국 대표팀을 두고 “비주얼이 너무 강하다” “미인이 많다”는 현지 네티즌 반응을 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김민지와 김수지를 ‘더블 킴’으로 부르며 인기 상승세를 조명했고, 설예은의 개인사까지 언급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대회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 [연합]

2018년 평창 대회에서 ‘팀킴’이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팀 5G’가 새로운 얼굴로 떠올랐다. 뛰어난 경기력·밝은 팀 분위기·친근한 이미지가 어우러지며 국내외 팬들의 응원을 동시에 끌어냈다.

8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세계랭킹 3위 다운 경쟁력과 끈끈한 팀워크, 그리고 대중적 화제성까지 증명한 이번 도전은 다음 올림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팀 5G’의 여정은 멈췄지만 한국 컬링의 가능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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