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사망에도 이란정권 붕괴는 의문…핵심은 19만 혁명수비대”

트럼프 “하메네이 죽었다” 공식 발표에도

전문가 “하메네이 사망=정권 교체 아냐…이란혁명수비대(IRGC) 병력 19만명”

“폭격 효과 낮아…이란 정권, 버텨낼 가능성”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하메네이가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군사작전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격을 단행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습에도 이란 정권이 붕괴될지에 대해선 아직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미 외교협회(CFR)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차별적인 공격에도 이슬람 정권을 완전히 궤멸시키는데에는 한계가 따른다고 진단했다.

레이 타케이CFR 중동연구 선임연구원은 “정권을 폭격으로 소멸시키는 전략은 대체로 효과적이지 않다”며 “이슬람공화국은 다층적 엘리트와 지지 기반을 가진 이념 체제다. 그 지지는 최근 몇 년 사이 줄어들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정권 유지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된 인적 기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란 내 시위를 탄압한 사례는, 대외적 패배가 곧바로 국내적 약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신정체제는 이번 폭격으로 타격을 입겠지만, 상처 입고 멍이 들지언정 버텨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과 관련한 성명을 공식 발표하는 모습. [AFP]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對)이란 군사공격 개시를 확인하면서 이란 국민들에게 정권교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8분짜리 영상을 통해 “조금 전 이란 내 중대 전투 작전을 시작했다”며 미국의 이란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군사행동의 명분을 크게 3가지로 압축해서 들었다. 이란 정권이 그동안 미국에 대한 테러를 자행해왔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핵무기 개발 야욕을 버리지 못한 데다, 유럽 동맹국 및 해외 주둔 미군,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했거나 개발이 임박했다는 이유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역사상 가장 사악한 사람 중 한 명인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면서 “이는 이란 국민뿐만 아니라 모든 위대한 미국인들, 하메네이와 그의 피에 굶주린 깡패 무리에게 살해되거나 불구가 된 전 세계 많은 나라 사람들을 위한 정의”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 사망이 정권 교체 아냐…IRGC만 19만명”

 

2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지역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차량을 뒤덮은 잔해와 파편들. [AFP]

 

2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합동 공습으로 파괴된 차량의 잔해.[로이터]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이 이란 정권 교체라는 것에 대해선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린다 로빈슨 CFR 여성·외교정책 선임연구원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는 것은 정권교체와 동일하지 않다. 정권의 실체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라며 “공습만으로 정권 교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비무장 상태의 이란 국민에게는 IRGC 같은 정교하고 깊게 뿌리내린 억압적 군사조직을 무너뜨릴 수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선의 시나리오는 이스라엘이 하메네이를 제거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고 위험을 줄이며, 협상 중이던 ‘핵 위협 감소’ 합의로 초점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중동 전문가 켈리 섀넌 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교체에 진지하다면, 단순히 이란을 폭격하는 것 이상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섀넌 연구원은 “성공적인 정권교체에는 이란 국민에 대한 실질적 물적 지원, 현지 반체제 인사들과의 조율, 그리고 정권 붕괴 이후에 무엇이 벌어질지에 대한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그런 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롭 맥케어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IRGC만 해도 현역이 약 19만 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을 모두 제거할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이 이탈할 경우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이란 정권이 큰 피해를 입고 피투성이가 됐지만 여전히 권력을 유지한다면, 지도부는 ‘생존’ 자체를 승리로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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