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내 정밀 작업도 아틀라스 투입
박스용 ‘스트레치’ 2~3년 투자 회수
현대글로비스도 물류 자동화 ‘박차’
![]() |
|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 중인 ‘다크팩토리’ 전략이 자동차 제조 공장을 넘어 물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오는 2028년 자동차 생산 공정 투입을 앞둔 가운데, 향후 물류 창고 내 정밀 작업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자동 하역 전환을 위한 실행 로드맵’ 웨비나를 열고 물류 자동화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트레일러 하역 자동화를 넘어 ‘다음 단계’로 낱개 단위 작업 자동화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22년 상용화된 하역 로봇 ‘스트레치’가 박스 단위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면, 향후 아틀라스는 주문에 맞춰 상품을 집어오는 피킹이나, 입고된 큰 박스를 개봉해 낱개 상품을 재배치하는 디캔팅 등 보다 정밀한 조작 작업에 투입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스트레치 개발을 총괄하는 그랜트 에일워드 보스턴다이나믹스 프로덕트 매니저는 “창고에는 박스를 옮기는 작업뿐 아니라 낱개 상품을 분류하고 재배치하는 공정이 존재한다”며 “아틀라스는 높은 자유도의 조작 능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작업에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물류 자동화는 크게 세 단계를 거쳐 진화하고 있다. 컨베이어·셔틀 중심의 고정형 설비 자동화가 1단계라면, 자율주행 기반 이동형 로봇과 하역 로봇이 확산된 시기가 2단계다. 이어 인공지능(AI) 기반 인식 기술과 휴머노이드를 앞세운 3단계 유연 자동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불규칙하게 적재된 화물이나 파손 박스 등 비정형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현재 창고 자동화의 마지막 사각지대로 꼽혀온 ‘도크(하역 구역)’ 자동화가 본격화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컨테이너 내부는 여름철 40도를 웃돌고 겨울철에는 혹한에 노출되는 등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 최대 50파운드(약 23㎏)에 달하는 박스를 반복적으로 옮겨야 해 인력 확보와 유지가 가장 어려운 공정 중 하나로 꼽힌다.
에일워드 매니저는 “스트레치는 전 세계에서 2500만 박스 이상을 처리하며 파일럿 단계를 넘어 산업용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며 “현재 주당 약 50만 박스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DHL, 갭, 푸마, 리들 등 글로벌 유통·리테일 기업들이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이다.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춰 빠르게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에일워드 매니저는 “2교대 운영 기준 투자 회수 기간(ROI)은 2~3년 수준”이라며 “연간 100만 박스 이상을 처리하는 물류센터의 경우 경제성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설치 이후 약 5일 만에 가동이 가능하고, 배터리 기반으로 별도 전력·공압 인프라 공사가 필요 없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물류사인 현대글로비스 역시 무인공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4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 2026)’에서 팔레트 셔틀 등 물류 자동화 기술을 선보인다. 물류창고에 들어온 물품이 팔레트 위에 놓이면 운반 로봇이 레일을 따라 자동으로 이동해 물품을 지정된 보관 위치에 가져다 놓는다.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오르카’를 통해 자동으로 화물 이동 경로를 설정한다.
아틀라스도 물류 현장에서 실증 중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내 현대글로비스 사업장에서 부품 서열화 공정을 테스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안전성과 품질 효과가 명확히 검증된 공정에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공장 자동화를 넘어 물류·공급망 전반으로 로봇 적용 범위를 넓힐 경우, 완성차 제조사의 로보틱스 전략이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내 서열화 공정에서 시작된 휴머노이드 활용이 향후 물류센터의 정밀 작업으로 확대된다면, ‘다크팩토리’는 생산과 물류의 경계를 허무는 통합 자동화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