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로망, 몰디브 신혼여행 어떡해” 이란 공습에 예비부부 발동동 [세상&]

이란 공습에 ‘중동 경유’ 여행길 위협
항공권 취소·여행 국가 변경 고민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체크인카운터 전광판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행 여객기가 결항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이란과 미국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 상공을 지나는 항공편이 우회하거나 아예 결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혼여행을 계획하는 예비부부들은 강행이냐, 취소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몰디브와 모리셔스는 중동 국가를 경유하는 항공편 비중이 높다. 통상 두바이나 아부다비 공항을 거치는 항로인데, 항공편이 우회할 경우에도 비행시간이 늘어나거나 현지 도착 일정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동 전쟁으로 항공편 변수가 생기면서 신혼여행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일정 변경 고민은 확산하고 있다. 두바이를 경유해 몰디브로 떠날 예정이던 예비 신부 A씨는 결국 출발 두 달을 앞두고 항공권을 취소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뉴스를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몰디브 신혼여행을 평생 꿈꿔왔는데 혹시 모를 상황에 현지에서 발이 묶일까 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항공권 취소 수수료와 일부 숙소 위약금을 감수해야 했지만 불안감을 안고 떠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오는 10월 이집트로 신혼여행을 계획한 예비 신부 B씨 역시 고민이 깊다. 그는 “출발까지 7개월이나 남아 있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며 “양가 부모님이 계속 걱정하시다 보니 점점 괜찮은 게 맞는지 불안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직 출발 기간이 남아있다 보니 (결항으로 인한) 무료 취소 대상도 아니다”라며 “각종 예상 위약금만 100만원이 넘어 취소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혼여행을 일주일 앞둔 예비 신부 C씨는 두바이 일정을 포기하고 유럽으로 급히 목적지를 바꿨다. 그는 “다행히 취소 수수료는 면제받았지만 새 티켓을 구하려고 하니 유럽행 가격이 평소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출발이 임박한 데다 중동 노선을 피하려는 수요가 유럽으로 몰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여행업계도 긴장 속 대응에 나섰다. 주요 여행업체들은 일부 두바이·아부다비행 상품에 대해 수수료를 면제하고 환불을 지원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다만 중동 전역이 위험 지역으로 확대된 것이 아닌 만큼 항공사 공지와 외교당국 안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중동 상황 전담 대응반을 가동하고 항공편 운항 차질에 따른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중동 공역과 공항 운영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항공사와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결항·지연 시 승객 안내와 환불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도록 공문을 발송했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안이 예약 취소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전쟁으로 인한 결항의 경우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세에 따라 무료 환불 기준 날짜가 지금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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