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정체성 강조한 앨범…아리랑처럼 오래도록 남았으면” [BTS 컴백 공연 D-1]

3년 9개월만에 새 앨범 ‘아리랑’ 공개
타이틀곡 ‘스윔’ 삶에 대한 사랑 담아내
고요함 속 디테일 살린 퍼포먼스도 심혈
다양한 장르·사운드·보컬로 새로운 도전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 새 앨범으로 돌아온 방탄소년단. 왼쪽부터 진, 뷔(V), RM, 정국, 슈가, 지민, 제이홉. [빅히트뮤직 제공]

“많이 보고 싶었다. 다시 일곱명이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3년 9개월에 돌아온 방탄소년단(BTS)이 20일 빅히트뮤직을 통해 떨리는 컴백 소감을 들려줬다.

BTS는 이날 오후 신보 ‘아리랑’를 전 세계 모든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다. 방탄소년단의 정체성과 보편적인 감정을 담은 이 앨범은 방시혁 의장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스윔’(SWIM)을 비롯해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 ‘훌리건’(Hooligan), ‘에일리언스’(Aliens), ‘FYA’, ‘2.0’ 등 신곡 14곡이 수록됐다.

업비트 얼터너티브 팝 장르인 ‘스윔’은 삶의 파도 속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헤엄쳐 나아가겠다는 자세를 노래한 곡이다. 리더 RM이 작사에 참여해 밀려오는 흐름을 거스르기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담담히 넘어가겠다는 의지를 ‘삶에 대한 사랑’으로 풀어냈다.

RM은 “이 곡의 매력은 ‘평양냉면 같은 맛’”이라며 “타이틀곡인 만큼 가장 오래 붙잡고 고민했지만, ‘스윔’을 뛰어넘는 곡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부터 입맛을 확 당기는 곡이라기보다는 들을수록 잊히지 않는 힘이 있는 노래”라며 “들으면 들을수록 ‘같이 헤엄쳐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진 역시 “곡 중간에 등장하는 리듬 포인트(“똥따다당” 같은 소리)가 기억에 남는다. 그 부분을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했다.

제이홉은 타이틀곡의 퍼포먼스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무대를 보는 도중에도 노래가 잘 들리는 퍼포먼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파도를 표현하는 동작이나 잠수하듯 고요하게 가라앉는 포인트 같은 디테일이 있다”며 “처음에는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듣다 보면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편해지더라. 우리가 말하고 싶은 주제와도 가장 잘 맞는다”고 했다.

이 곡은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찬가다. 멤버들은 “그냥 삶 같은 노래”라며 “그저 하루하루, 첨벙첨벙, 한 호흡씩 내쉬고 들이쉬며 헤엄쳐가는 모두의 노래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들을수록 따뜻한 곡이라 각자 삶을 살아가면서 힘이 되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남은 ‘아리랑’처럼 오래도록 많은 이들의 마음에 남는 곡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첫 트랙 ‘보디 투 보디’는 공연장을 찾은 관중들과 함께 즐기겠다고 외치는 노래다. 이어 세계를 누비며 길을 개척해 온 시간을 되짚는 ‘훌리건’으로 향한다. ‘에일리언스’는 세상을 향한 포부를 담은 노래다. ‘2.0’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일곱 멤버의 현재를 보여준다. ‘No.29’와 ‘메리 고 라운드’(Merry Go Round)는 반복되는 인생의 굴레를 버텨내는 이야기를 담았고, ‘노멀’(NORMAL)은 무대 안팎에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다.

‘라이크 애니멀스’(Like Animals)는 뜨겁게 살아가는 의지를, ‘데이 돈트 노 바웃 어스’(they don‘t know ’bout us)는 “우린 그저 우리일 뿐”이라는 자신감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는 황홀한 순간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을 노래했으며, ‘플리즈’(Please)는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하고 싶다는 솔직한 감정을 전한다.

멤버들은 “신보의 전곡을 들어보면 앨범 구성 자체가 탄탄하다. 장르와 사운드, 보컬 표현까지 폭넓게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장르가 아니더라도 해보려고 힘썼고 그동안 안 해봤던 표현을 넣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FYA’에서는 거친 에너지가 돋보이는 하이퍼 저지 기반의 사운드를, ‘라이크 애니멀스’와 ‘메리 고 라운드’에선 사이키델릭한 질감을 더해 기존과 다른 결의 음악을 시도했다는 귀띔이다. 마지막 곡인 ‘인투 더 선’(Into the Sun)은 뷔가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멤버들은 “녹음할 때도 힘을 빼고 담백하게 들리도록 조율하는 등 세부적인 변화도 함께 가져갔다”며 “100% 만족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변화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미국에서 오랜만에 다 함께 작업하며 멤버들은 소중한 시간을 쌓았다. 슈가는 “매일 함께 밥도 먹고 대화도 많이 나눴다. 특히 저녁마다 신인 시절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오랜만에 함께 모여 지내니까 그때의 기억이 많이 났다”고 돌아봤다. 지민은 “데뷔 직후 멤버들이랑 ‘나중에 우리끼리 만드는 앨범을 만들어 보자’라는 말을 했었다”며 “이번에 일곱 명이 다 같이 송라이팅 세션을 한 게 굉장히 뜻깊다”고 했다.

새 앨범은 BTS가 군백기를 지나 3년 9개월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이에 BTS는 이번 활동을 통해 팀의 새로운 챕터 ‘BTS 2.0’의 서막을 연다는 계획이다.

RM은 “딱 하나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굳이 얘기하자면 ‘균형’에 가깝다”며 “다시 7명이 모였다는 것이 절반이고, 그 다음은 어디론가 나아가며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절반이다”고 말했다. 진은 “멤버들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며 “함께 있을 때 자연스럽게 웃고 장난치는 분위기는 그대로다. 요즘도 맛집이 있으면 같이 밥을 먹으러 가곤 한다”고 했다.

슈가와 뷔는 새롭게 나아가도 “무대를 향한 열정과 사랑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고, 지민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헤엄쳐 나아가겠다는 태도 만큼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홉과 정국은 “아미 분들에 대한 마음은 늘 변함없다.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그간 여러 노래의 가사와 뮤직비디오, 공연을 통해 한국적인 요소를 꾸준히 녹여왔던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에선 다시금 ‘한국인’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앨범의 ‘한국적 요소’는 멤버들의 아이디어다.

RM은 “한국적인 요소는 7명을 묶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다. 우리가 출발한 곳, 뿌리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라며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는 지금도 계속 재정의되고 변화하고 있다. 우리도 그 흐름의 일부가 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반 로고는 정국의 아이디어에서 태어났다. 진과 슈가는 “다양한 방면에서 멤버들의 의견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앨범 콘셉트가 잡혔다”며 “멤버 전원이 한국인인 만큼 한국적인 요소를 자연스럽게 담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결국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 ‘BTS’로서 정체성이다. 지민은 “음악과 퍼포먼스 전반에서 우리의 정체성과 우리답게 말하는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그래서 한국적인 요소를 중요한 포인트로 삼았다”고 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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