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상공에 BTS 얼굴 떴다…“서울이 환영해주는 기분” [BTS 컴백]

지난 20일 방탄소년단 공연 전야제
보랏빛으로 수놓은 BTS 드론쇼
서울타워, 숭례문, DDP 일제 점등
“믿기지 않아…서울이 환영해주는 기분”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밤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관련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와아, 미쳤다!”

방탄소년단이 돌아온 20일 오후 8시 30분, 서울 뚝섬 한강공원. 어스름한 밤기운을 가르며 드론들이 점등하자 공기마저 설렘 지수가 높아졌다. 하나의 점은 선이 되고, 선은 곧 형상이 돼 ‘BTS’ 세 글자가 떠올랐다. ‘기우제’라도 지내듯 하늘만 향해있던 얼굴과 휴대폰은 뜨거운 함성으로 쏟아져 내렸다. 수많은 아미 속 탄성, 크고 작은 프레임 안에 담긴 드론쇼는 모두에게 잠들었던 기억을 그려갔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루마니아 아미 안드레아 포페스쿠(32)는 “지금 서울에서 이걸 본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한낮의 봄기운은 사라졌지만 아미의 밤은 낮보다 뜨거웠다. 이날 뚝섬 하늘 위 드론이 그린 것은 K-팝 황제의 이미지가 아닌 약 4년의 공백과 다시 시작될 BTS와 아미의 이야기였다.

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방탄소년단의 컴백과 역사적인 광화문 광장 공연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서울을 찾은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K-컬처 성지 순례에 한창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 공연을 하루 앞둔 20일 밤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관련 드론쇼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

완전체 컴백에 맞춰 시작된 하이브의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BTS THE CITY ARIRANG)’은 숭례문, N서울타워, 광화문 광장, DDP,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에서의 미디어 파사드와 라이트 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한낮의 봄기운은 사라졌지만 아미의 밤은 낮보다 뜨거웠다. 전날 오후 7시부터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는 거대한 스크린이 됐다.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 외벽엔 ‘아리랑’의 초성과 방탄소년단의 실루엣이 떠올랐고, 같은 시간 남산서울타워엔 신보 ‘아리랑’의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광화문 광장 일대를 에어싼 대형 전광판에 방탄소년단의 얼굴이 떠올랐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로 변했다.

서울의 마천루를 보랏빛 캔버스로 물들이고, ‘한의 정서’를 응축한 붉은색이 시시각각 등장해 아미들의 마음에 열기를 심었다.

방탄소년단(BTS)의 신보 ‘아리랑’(ARIRANG)이 발매된 20일 서울 숭례문에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안드레아 포페스쿠 씨는 “광화문 컴백 공연을 보기 위해 어제 입국해 서울 곳곳을 다니고 있다”며 “광화문에서 무대가 세워진 곳에 가서 사진도 찍었는데 컴백 당일이 되자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공백을 지나 다시 모인 방탄소년단의 컴백 공연을 만나기 위해 이미 전 세계에서 수많은 아미가 입국했다. 법무부 출입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 수는 109만97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82만여 명에 비해 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서울’ 전체가 K-팝의 고향이자 K-컬처의 모태가 된 것이다.

하이브가 기획한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은 방탄소년단과 더불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K-컬처의 집약체로 보여줬다. 서울 전체를 페스티벌로 만들되, 방탄소년단이 ‘한국인의 뿌리’와 ‘정체성’을 품고 돌아온 메시지를 드론쇼,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곳곳에 흩뿌렸다. K-팝이 지닌 민족적 정체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온전히 볼 수 있는 기획이었다.

방탄소년단(BTS)의 신보 ‘아리랑’(ARIRANG)이 발매된 20일 서울 숭례문에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남산타워 인근에서 조깅 중이던 박수창(62) 씨는 “방탄소년단이 대단한 그룹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요 며칠 사이 서울이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됐다”며 “집이 서대문인데 이렇게 엄청난 행사가 이어지고, 광화문부터 숭례문까지 온통 방탄소년단이었다. 굉장히 신기하고 흐뭇해 사진도 많이 찍었다”고 말했다.

밤하늘과 랜드마크만 BTS로 물든 것은 아니다. 이미 여의도 한강공원 이벤트 광장엔 아리랑의 로고를 형상화한 가로 33m, 세로 3m의 대형 구조물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러브 송 라운지’가 생겨 BTS를 미리 만날 수 있게 했다.

뚝섬 한강공원에선 드론쇼가 끝나도 오랜 시간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밤하늘을 밝히던 드론의 불빛은 꺼졌지만, 옹기종기 모인 아미들의 밤은 이어졌다. 방탄소년단 컴백 공연의 전야제를 치르듯 아미들은 ‘같은 가수’를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금세 친한 친구가 됐다.

혼자 서울에 왔다는 브라질 아미 아나 클라라 실바(33)는 “곳곳에 볼 것이 많고 서울이 아미를 환영해 주는 기분이라 전혀 외롭지 않다”며 “드론쇼가 너무 멋졌다. 이곳에 와서 다른 아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일 광화문에서도 만나기로 했다”며 웃었다.

방탄소년단(BTS)은 21일 오후 8시 무료 복귀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을 열고 1시간에 걸쳐 신곡과 히트곡을 들려준다. 공연의 세트리스트는 아직 공개 전이다. 이번 신보를 비롯해 BTS의 히트곡 무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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