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금리 인하 기대 약해져
이자나 배당없는 금 매력도↓
중장기적 상승 가능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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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며 국제 금값이 한달 새 15% 넘게 폭락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통상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 가격이 상승했으나, 이번에는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투자업계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라 이자가 없는 금 자산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최근 워낙 금값이 급등한 데에 따른 조정 국면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수가 지속되는 만큼 온스당 4000달러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투자업계의 조언이다. 다만, 중동 사태가 진정되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나타나면 장기적으로 금값이 상승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온스당 5193.39달러였던 국제 금 시세는 24일 종가 기준 온스당 4386.78달러로 약 15.5% 하락했다. 이달 들어 6거래일은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했다.
국제 금값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데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며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은 통상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질수록 투자 매력이 커지지만, 반대로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강화되면 가격 상승에 압박이 생긴다. 금은 이자나 배당 나오지 않아 금리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금값 상승 랠리도 이번 하락에 영향을 줬다. 금 가격은 약보합으로 마감했던 지난해 7월을 제외하고, 작년 전 기간에 걸쳐 상승했다. 미국이 군사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그린란드 위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금값은 고공행진했고, 이 같은 선반영으로 인해 ‘과열 구간’에 진입해 있었다는 분석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유입된 소매자금의 급격한 이탈도 금값 하락을 부채질했다. 올해 1월만 해도 금 ETF의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졌다. 이는 금을 사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ETF 물량을 공급하는 지정참가회사(AP)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병목현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들어 이 간격이 급격히 좁혀지고 있는데, 이는 소매투자자들의 금 수요가 급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요 금 관련 ETF에서는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펀드별로는 ▷KODEX 금액티브 -181억원 ▷TIGER 금은선물 -100억원 ▷SOL 국제금 -65억원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58억원 등으로 순유출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론 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고려 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란 사태가 진정되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재차 나타나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라며 “금 가격의 저점은 온스당 3900달러 수준으로 전망하며,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