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혀도 전쟁 끝낸다”…트럼프, 해협 포기 카드 꺼내

측근에 “해협 폐쇄 상태서도 종전 가능”
재개방 작전, 전쟁 장기화 우려에 후순위
핵·미사일 약화에 집중…목표 축소 신호
동맹에 “직접 확보하라” 역할 전가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이란과의 전쟁을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목표를 ‘핵·군사력 약화’로 좁히는 동시에, 해상 통로 확보 부담을 동맹국에 넘기려는 전략 변화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1일(현지시간)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해협 재개방 없이도 군사 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테헤란이 해협 통제력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상황을 사실상 용인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해협을 강제로 재개방하는 군사 작전이 당초 예상된 4~6주를 넘어 전쟁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의 핵심 목표는 이란 해군과 미사일 전력을 약화시키고, 외교적 압박을 통해 무역 흐름을 점진적으로 복원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향해 직접적인 역할 확대도 요구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제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해협을 점령하고 석유를 확보하라”고 주장했다. 영국 등 일부 동맹국이 군사 작전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반영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유뿐 아니라 비료,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헬륨 등 주요 원자재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해협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군사 작전을 종료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선택”이라며 “에너지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연결돼 있어 미국도 경제적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조기 종료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추가 병력 파병과 군사 옵션을 동시에 검토하는 등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현재 군사 목표는 수주 내 달성될 것”이라면서도 이후 해협 문제는 이란 또는 국제 연합 차원의 대응으로 넘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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