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길 막고, 촬영이니 돌아가라…끝없는 갑질 논란 왜 계속되나

영화·드라마 촬영 때마다 논란
관련 법령이나 제도 미비해 혼란


10일 부산 수영강변 산책로 일원에 간밤 비바람으로 벚꽃잎이 떨어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근 벚꽃 명소에서 길을 막고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시민 불편 문제가 제기되는 등 공공장소에서의 촬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촬영 허용이나 시민의 통행을 제한하는 관련 법령이나 제도가 없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은 제작진이 학생들 등굣길을 막아 논란이 됐고,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병원 본관에서 고위험 산모 통행을 제한하고 촬영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2’는 인천공항에서 촬영하는 과정에 스태프가 고압적인 태도로 통행을 제한해 논란이 생겼고,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축제장에서 시민들을 통제해 비판받기도 했다.

최근 벚꽃 만개 시즌에 부산 개금벚꽃길에서 이틀간 일부 보행로를 통제하고 촬영이 진행돼 논란이 생겼고, 제작사 측이 곧바로 사과하기도 했다.

제작사 측은 “부산진구 및 부산진경찰서를 비롯한 관련 부서에 공문을 전달했고 협조 요청 하에 촬영했지만, 많은 분께서 벚꽃을 즐기기 위해 방문하신 시기에 촬영하게 돼 불편하게 했다”고 사과했다.

이처럼 논란은 반복되지만, 공공장소에서 진행되는 촬영을 통제하거나 허용하는 것을 규정하는 관련 제도는 사실상 없다.

실내 촬영이나 도시철도 등 관리주체가 명확한 촬영 장소나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통제할 때는 제작사가 도로점용 허가를 받거나 소유자에게 일정 부분 비용을 지불하고 공간을 대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야외 공공장소 같은 경우 제작사가 지역 영상위원회와 함께 지자체에 협조를 구하고 담당자가 구두나 공문으로 승인만 하면 촬영이 진행된다.

허가 절차를 밟지 않는 통행 제한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 사항에 불과해 제작사와 시민의 마찰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 지역 영상위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라도 관할 지자체나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촬영이 허용되거나 반려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기준이 명확하게 있으면 제작사의 촬영지 섭외가 조금 더 편할 수 있고 시민 불편도 덜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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