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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최대 은행인 BBCN뱅크(회장 케빈 김)가 새로운 행장 찾기에 나섰다. BBCN의 이사회는 지난 주 행장 물색을 위한 스페셜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외부 인력물색 전문기관을 통해 행장 후보 추천을 받을 예정이다. 행장이 공석이 되면서 현재는 BBCN뱅콥의 케빈 김 회장이 임시 행장을 맡고 있으며 은행측은 임시행장체제를 가능한 짧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행장 선임에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며 장기화 조짐이 있다고 보고 있다.
▶ 급하다는 느낌 없어 = 현재 BBCN의 분위기로 볼때 행장 찾기가 그리 급하다는 느낌은 없다. 만일 행장 선임이 급하다면 행장 인선위원회의 움직임이 활발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조짐을 포착이 되지 않고 있다. 행장 물색을 위한 스페셜 위원회의 구성도 매달 열리는 전체 이사회에서 결정했으며 이에 대한 발표도 1주일 뒤에 했다. 케빈 김 회장은 28일 인력서치 기관을 통해 행장후보를 추천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아직 헤드헌터기관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민 행장이 떠난 뒤 2주동안 스페셜 위원회만 구성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서는 이미 행장으로 한사람을 정해 놓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 커진 규모에 후보 찾기 쉽지 않아 = BBCN은 한인 최대은행으로 이제 자산 65억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이만한 규모의 은행을 이끌어 본 행장은 한인사회에 없어 후보군 형성 자체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앨빈 강 전 행장인 물러난 뒤 민수봉 전 행장이 선임되기 까지도 3개월이 걸렸다. 당시도 이사회에 입맛에 맞는 후보가 없어 심사숙고를 하다보니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번에도 이사회가 쉽게 결정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고 이번에도 3개월 정도 임시행장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케빈 김 회장의 행장 겸임 가능성 = 현재 은행권에서는 케빈 김 회장이 가장 강력한 차기 행장 후보라고 보고 있다. 만일 이사회에서 김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는 것에 대한 큰 반발이 없다고 하더라도 빠른 시일내에 행장 선임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예상이다.
김 회장의 행장 선임 가능성에 늘 걸림돌이 되는 지적은 그의 은행 경력이다. 이사로는 적지 않은 기간 몸담아 왔지만 실질적인 은행업에 대한 경력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만일 민수봉 행장의 은퇴가 감독국 이슈 또는 지난해 발생한 주요 간부들의 이동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러한 이슈가 진정될 시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민 행장의 은퇴 후 곧장 김 회장이 행장을 맡을 경우 그의 선임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임시행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이 4명의 전무로 구성된 경영 위원회(Office of Chairman)와 함께 3~4개월 정도 은행을 큰 무리없이 이끌어 간 뒤에 자연스럽게 행장으로 연착륙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렇게 임시행장체제에서도 은행을 잘 이끌면 이사회는 물론 감독국에서도 김 회장의 행장 선임을 좋은 방향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고 이런 분위기를 행장 겸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 새로운 경영진 구조 등장 가능성 = 행장 찾기가 여의치 않을 경우 BBCN에서 새로운 경영구조를 가져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은행내에서 CEO와 President로 직책을 나누어 운영하는 방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임시행장체제를 길게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김 회장이 은행 실무의 총지휘하는 CEO자리에 있고 행장급의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새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은 주류은행권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구조이며 한인은행권에서는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 당시 앨빈 강 행장이 CEO, 그리고 유재환 행장이 President로 포진하는 조직도를 만들었던 적이 있다. 또 태평양은행도 조혜영 행장의 첫 행장 선임때 장정찬 전 행장을 회장에 두고 조혜영 행장을 선임한 뒤 이 체제를 1년간 유지한 적이 있다. BBCN도 이사회의 의지에 만족하는 행장 후보가 없을 경우 이러한 경영체제를 보안책으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