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건 인터넷 생방송상에서의 순위다. 방송 프로그램으로서의 시청률은 이혜정이 1위를 차지한다는 게 제작진의 전언이다. 인터넷상에서는 웹툰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말년이 1위를 차지하지만 방송 시청률 성적은 이혜정이 1위다. 인터넷상에서의 성적과 방송 콘텐츠의 시청률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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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은 인터넷이나 지상파 방송에서나 콘텐츠가 승부를 결정짓는다. 아무리 설쳐도 콘텐츠가 약하면 외면받는다. ‘빅 티비‘ 시대가 가고 맞은 ‘리틀 티비’ 시대에는 더욱 더 그렇다.
하지만 양자간에는 수용자층의 차이가 존재한다. 인터넷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시청한다면 지상파 주시청자의 연령은 좀 더 올라간다. 이혜정은 후자에서 더 유리하다. 인터넷에는 좀 더 핫한 주제나 걸그룹, 미식축구팀 운동코치 예정화 등이 처음에는 유리하지만, 콘텐츠로 어필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요리연구가 이혜정은 인터넷 랭킹은 하위권이지만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효자인 셈이다. 이혜정의 코너가 항상 맨 앞에 위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혜정이 단순히 중년시청자에게 강한 게 아니라, 백종원처럼 화려하지 않고 일상에서 해먹을 수 있는 요리들의 레시피를잘 설명해줘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혜정은 인터넷 시대의 중요한 덕목인 소통에도 강하다. 잘 보이지도 않는다고 하면서도 채팅창 글을 일일이 다 읽어나간다. 돋보기 안경을 끼고 읽는 소통 끝판왕이다. 채팅창에 “맛 없어요”라는 글이 올라오면 “먹어봤어?”라고 말한다.
이혜정이 엄마 캐릭터도 지니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장국밥을 만들어 배고픈 스태프들을 불러 먹인다. 네티즌들은 “엄마, 밥줘요” “엄마 저 왔어요”라는 글을 채팅창에 올린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