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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시스]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전기 동력화 품목의 수입 증가 등 대(對)중국 무역구조의 변화로 향후 일방적인 대중국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진단과 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올해 글로벌 IT 경기 반등에 힘입어 우리의 대중국 수출과 무역수지는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최근 전기 동력화 품목의 수입 증가와 무역수지 악화세가 두드러져 중국을 상대로 과거처럼 대규모 무역흑자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올해 중국의 IT 수요 회복 속도(9.3%)가 글로벌 IT 수요 회복세(6.8%)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의 대중 IT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매년 크게 확대되는 전기 동력화 품목의 무역수지 감소 폭과 기타 전통적인 비IT 품목의 무역수지 감소세가 흑자 전환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중국의 중속 성장 전환 및 경기선행지표 둔화와 가계기업의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비IT 부문의 수출 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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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무역수지 추이 그래프. [한국무역협회 제공] |
보고서는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이 19.9% 줄어든 원인으로 IT 경기 부진과 한국제품 경쟁력 약화를 꼽았다. 글로벌 IT 경기 부진으로 인한 반도체·컴퓨터·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가전 등 5대 IT 품목의 대중 수출 감소액은 전체 수출 감소액의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제품 경쟁력 약화와 중국 수입 수요 둔화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주요 수입국을 대상으로 불변시장점유율(CMS)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중 수출 감소 요인은 상품구성 약화(37.9%), 경쟁력 약화(31.9%), 중국의 수요 감소(30.1%) 순으로 나타났다. 경쟁력 악화 요인은 주요국 가운데 미국 다음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CMS는 수출국의 수출 변동을 경쟁력 요인과 구조변화 요인으로 분해해 수출 경쟁력 변화를 평가하는 모델이다.
지난해(1~11월) 기준 중국의 대한 수입 상위 20대 품목 가운데 13개 품목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이 상승한 7개 품목도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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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품목수 그래프. [한국무역협회 제공] |
김우종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지난해 우리 수출 부진 주요 원인이 글로벌 ICT 수요 위축에 있었던 만큼 올해는 ICT 경기 반등으로 대중 수출과 무역수지는 충분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최근 전기 동력화 품목 수입 증가 속도, 중국 내 한국제품 점유율 하락, 핵심 원료 수입 의존도 증가, 중국의 자급률 확대는 향후 대중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경기 회복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한국에 있어 여전히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현지 소비 동향 및 수입구조 변화 예측과 이에 따른 우리 수출 구조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배터리 원료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입선 다양화, 국산화 노력은 물론 국내 기술 인력 양성 및 R&D 투자 확대 등 전방위적 국가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