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수술 대상 아냐”…의사 항변에도 불안감은 여전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전국 종합병원 수련의들이 연이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응급의료 상황실의 응급의료 현안 대응 현황판에 전국 응급 환자 진료 상황과 잔여 병상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대형병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로 의료 대란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말기 암 환자 등 위중한 환자들의 불안도 커져만 가고 있다.

"폐암 4기는 수술 대상이 아니다"라는 전공의 항변에도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20일 정진행 서울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폐암 4기는 수술 대상이 아니다"라며 "감성 팔이에 넘어가지 말고 자랑스럽던 우리 의료인들이 왜 이렇게 사회적인 왕따가 되고 있는지, 왕따를 시킴으로써 누가 제일 이익을 보는지, 왜 모든 언론이 이렇게 의사들을 마녀사냥하는지 한번 냉정하게 지켜봐 달라"고 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암 4기 엄마가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밀렸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오늘 갑자기 담당 교수한테 전화가 와 응급실을 제외한 모든 의사들이 파업을 해 출근을 안하고 있어 수술이 안된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폐암 4기인 엄마가 다음주 수술에 들어가기로 했고, 오늘도 피검사 및 수술 전 마지막 검사를 한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폐암 4기라 항암치료로 약 2년간 치료받았다. 항암치료 약도 이제 없는 와중에 폐랑 뼈 사이에 암세포가 좀 떨어져서 수술 날짜 잡고 다음 주에 수술 들어가기로 했다”며 절박한 사연을 전했다.

그러면서 “요즘 뉴스는 봤지만 이런 일이 우리한테도 일어날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환자 생명으로 자기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작성자가 첨부한 경기도 모 대학병원의 환자 설명·안내문. 수술을 위한 입원예정일이 19일로 적혀있다. [온라인커뮤니티]

폐암 4기인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 역시 의사들을 향해 "최고의 지성과 명예를 갖춘 집단으로서 부족한 사회에 대한 관용도 보여달라"라고 호소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빅5 병원 1000명이 넘는 전공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전협은 빅5 전공의 대표와 논의한 결과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를 기해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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